양승조 前 충남지사 홍성·예산 출마 가능성 ↑… 천안을, 힘 잃어
‘터줏대감’ 홍문표 의원 "梁 특급 소방수… 낙하산 출마 지역민 원치 않아"
양 전 지사·홍 의원 대결 성사때 중진 현역 격돌하는 빅매치 될 전망

양승조 전 충남지사(왼쪽), 홍문표 국회의원(오른쪽)

[충청투데이 이병욱 기자]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가 오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치열한 격전장이 될 조짐이다.

1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내년 총선에서 홍성·예산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지역은 양 전 지사가 2018~2022년 근무했던 충남도청 소재지이기도 하다. 4년간 머무른 친근한 지역인 만큼 출마 명분이 충분하다.

지사 시절 대선 도전까지 했던 양 지사로서는 이곳에서의 출마가 정치적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상징성을 가질 수도 있다.

양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맞붙게 될 경쟁자는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다.

홍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에 양 전 지사가 출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도지사 역할도 잘 했고, 대선 출마도 했었던 ‘특급 소방수’를 (민주당이) 버리면 안 될 것"이라며 "(저와) 샅바라도 잡아볼 만한 사람을 내보내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양 전 지사를 호평하면서도 스스로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

특히 홍 의원은 "실용주의 시대에 생활정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치하는 사람은 그 지역에 살아야 한다"며 "도지사 경력이 있다고 이름만 가지고 낙하산 타고 내려온다면 그것은 지역민이 원하는 게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홍 의원은 2004년 홍성·예산 지역구에서 초선의원이 된 뒤 한 차례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계속 당선된 ‘터줏대감’이다.

만약 양 전 지사와 홍 의원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3선 의원을 지낸 도백 출신과 지역 기반이 탄탄한 4선 중진 현역이 격돌하는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홍성·예산 지역이 전통적인 보수정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예산군은 과거 보수진영이 불리한 상황에서 치러졌던 제15대 대선과 제19대 대선에서도 보수정당 후보가 더 많은 표를 가져갔을 만큼 보수색이 강하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양 전 지사의 충남 천안을 지역 출마 가능성은 다소 힘을 잃는 모양새다. 현재 천안을 지역은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상황이다. 양 전 지사가 고향인 천안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

하지만 박 의원의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양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자칫 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민주당 텃밭인 천안에서 여권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현역인 박 의원이 독한 마음을 먹고 (무소속으로) 나온다면 (양 전 지사도)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양 전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양 전 지사가 천안을 지역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곤 할 수 없다"면서도 "실제로 출마하면 ‘땅 짚고 헤엄치려고 하느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성·예산에 출마한다면 명분 상으론 최고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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