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3년 새 절반 넘게 줄어
박봉 이미지·워라밸 불가능
대학생 공직사회 기피 현상

공무원. 사진=연합뉴스.
공무원.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한때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대학생의 행정체험연수 신청이 3년새 절반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공고한 ‘2023년 동계 대학생 행정체험연수’에 모집인원 70명 대비 209명이 신청해 경쟁률 2.98대 1을 기록했다.

최근 동계 행정체험연수에 신청한 대학생은 2021년 421명, 지난해 275명 등 줄고 있는 추세로, 최근 2년 사이 절반 이상 급감했다. 경쟁률 또한 2021년 4.21대 1에서 지난해 3.05대 1 등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모집인원(2021년 100명, 2022년 90명)도 같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다.

도는 청년층의 진로 탐색과 공직사회 이해 제고를 위해 1998년부터 연 2회 행정체험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부서별 수요를 바탕으로 모집인원을 정하고, 도내 대학 재학생 또는 도내 거주 대학생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산점 등 공무원 임용에 직접적인 혜택은 없지만, 공직사회를 미리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대학생 행정체험연수의 신청자가 최근 감소하고 있는 현상은 직업으로서 공무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때 안정성이라는 강점에 공무원 선호도가 컸지만, 기대보다 많지 않은 임금에 ‘박봉’ 이미지가 강해지고, 잦은 야근 탓에 워라밸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현실이 대학생의 공직사회 기피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향후 5년간 국가·지방직 공무원의 정원을 동결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도 대학생의 공무원 외면 흐름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 3년차 공무원 A씨는 "입사하기까지 들이는 노력에 비해 봉금과 대우가 예전보다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며 "지금 대학생 입장에서는 선호하는 직업이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황석준 공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공무원 수요 감소는 부동산처럼 한때 폭발했던 붐이 꺼지는 것과 비슷하다"며 "무조건 공무원을 하겠다는 학생보다는 공무원을 선택 가능한 여러 직업 중 하나로 인식하는 학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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