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기부자·출신 연예인·최고액 기부자 등 의미 부여
일부 일별 모금자 수 집계… 단체장 치적 전락 우려도

고향사랑기부금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고향사랑기부금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고향사랑기부제가 출향인사들을 앞세운 모금 경쟁으로 가열되고 있다.

기부금 동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순기능이라는 의견과 함께 자칫 자치단체별 모금실적에 따른 서열화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새해인 지난 1일부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취지로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시행됐다.

이에 충청권 각 시·도에서도 1호 기부자는 물론 출신 연예인 등 유명인, 최고액 기부자 등 각기각색 의미를 부여하며 기부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 시행 첫날 전국 각지에선 1호 기부자에게 높은 의미를 부여하며 제도 시행을 알렸다.

또 자치단체장이나 정치인들 역시 질세라 기부 행렬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고향 충북 음성군과 아내의 고향인 충남 천안시에 각각 기부했고, 김태흠 충남지사는 자신의 주민등록 주소지를 제외한 충남 14개 시·군에 30만원씩 고향사랑 기부금을 냈다.

특히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고향사랑이 입소문에 효과가 컸다. 충북 청주 출신인 나영석 PD가 충북도에 500만원을, 가수이자 예능인 이미주도 옥천군 1호 기부자로 나서 500만원을 쾌척했다.

지자체끼리 서로 기부하는 일명 ‘품앗이’ 기부도 이뤄지고 있다. 정영철 충북 영동군수는 자매도시인 경기 오산시, 인천시 남동구에 각각 100만원을 기탁했다.

이렇듯 각 지자체들이 유명인의 기부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기부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자칫 모금경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 일부 광역·기초지자체는 일별 모금액과 모금자 수를 집계해 경쟁적으로 알리는 상황이다.

대전시의 경우 모금 과열로 취지 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부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모금 과열 경쟁을 우려해 기부자와 기부금 전체 현황은 차년도 2월에 공개할 방침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행 초기 제도 안착을 위해 출향인사들의 기부 행위로 기부를 독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성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도를 넘을 시 지자체간 서열화, 단체장 치적 등으로 전락할 수 있어 수위 조절과 함께 명확한 기부금, 기부자 공개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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