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수면 매립해 시유지 확보
市, 신규 터미널 건축 방안 추진
매립설계과정 연약 지반 발견
강화작업에도 지반 침하 지속
안정될 때까지 터미널 신축 지연

▲ 당진 도비도항 여객선터미널을 대체할 새 여객선터미널 부지.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반 침하에 매립 이후 신축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관광지로 유명한 난지도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도비도항 여객선터미널 신축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공유수면을 매립하고 그 위에 터미널을 지으려 했으나, 지속적인 매립지 지반 침하에 사업이 더뎌졌고 결국 사업 내용에서 터미널 신축이 제외된 것이다.

3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당진시가 신청한 ‘도서민 편의시설 확충 사업 변경’을 최근 승인했다.

‘도비도항 공유수면 매립 및 여객선터미널 신축’이있던 사업 내용을 ‘공유수면 매립’으로 변경한 것이 요지다.

당진 석문면에 위치한 도비도항 여객선터미널은 노후되고 비좁아 난지도와 대조도 섬주민, 관광객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보수공사를 하려 해도 터미널이 시가 아닌 농어촌공사 소유라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시는 인근 공유수면을 매립해 시유지(662.85㎝)를 확보한 다음, 그곳에 신규 터미널을 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도서민 편의시설을 도비(30%)와 시비(70%)로 매칭해 조성하는 도 공모사업에 신청해 2020년 4월 선정됐고, 2년 사업으로서 첫해 매립하고 이듬해 터미널을 건축하려 한 것이다.

문제는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앞선 2020년 11월경 공유수면 매립 설계 과정에서 연약지반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연약지반에 건물을 올릴 경우 지반 침하로 인한 균열과 붕괴 위험이 있다. 2021년 매립에 착공한 시는 특수공법 등으로 지반 강화 작업을 펼쳤으나, 공사를 마친 지난해 6월 이후 지반 침하가 계속됐다. 실제 토질 분석 업체에서 지난해 6~11월 매립지 지반을 7차례에 걸쳐 측정한 결과, 매 측정마다 지반 침하가 나타났고, 특히 최종 측정(11월 28일) 때는 최초(6월 13일)보다 약 12.3㎝의 침하가 확인됐다. 업체는 "침하가 안정될 때까지 계측관리하고, 결과를 통해 방치완료(활용가능) 시기를 판단해 후속 공정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검토의견을 내기도 했다.

매립지가 안정될 때까지 도비도항 터미널 신축도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시가 추진한 도 공모 사업의 범위가 공유수면 매립만으로 축소되면서, 터미널 신축은 오로지 시의 몫이 됐다.

도 관계자는 "안전사고 우려로 시가 사업 변경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승인했다"며 "사업기간이 종료돼 추후 터미널 신축은 시비로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매월 또는 격월로 지반 침하량을 측정하고 이후 매립지가 안정되면 다시 터미널 신축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예산은 도서민을 위한 시설인 만큼 그때 다시 도와 협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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