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충격흡수성 30% ↓
명예감독 위원 8명 中 6명
B업체 충진재 부서짐 확인
교체 요청했지만 시행 안돼
A중학교 "협의회서 결정한 것"
관련 회의록 없어 확인 불가능

▲ 충남 예산 A 중학교 전경.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속보>=충남 예산의 한 중학교 운동장 인조잔디가 설치 4개월여 만에 충격흡수성이 30% 이상 떨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인조잔디 충진재 내구성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2022년 12월 21일자 4면 보도>

설치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인조잔디에 들어가는 충진재 내구성에 문제가 제기돼 교체 요구 등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충진재 변경 없이 인조잔디 시공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22일 충남 예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완공된 예산 A 중학교 인조잔디는 명예감독제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명예감독제는 시공 참여를 원하는 여러 업체가 명예감독 위원들에게 자재를 설명한 후, 명예감독 위원들이 업체를 투표해 선정하는 방식이다. 지난 5월 명예감독 위원들은 업체의 자재 설명을 들은 후 투표를 통해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조달제품을 납품하는 B 업체를 선정했다.

하지만 본보가 확보한 ‘명예감독제 운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8명의 명예감독 위원 중 6명이 B 업체의 인조잔디 충진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B 업체가 우수조달제품을 인증받은 인조잔디 충진재는 단면이 눈꽃모양인데, 충진재 모양에 새겨진 틈으로 인해 충진재가 부서짐이 확인됐고 원형모양으로 교체해달라는 것이 명예감독 위원 의견의 골자다. 이에 대해 B 업체는 "수요자 측에서 원형 칩으로 요청하면 눈꽃모양의 충진재를 원형모양의 충진재로 변경해 납품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예산교육지원청 관계자에 의하면 B 업체가 눈꽃모양의 충진재가 아닌 둥근 모양의 충진재로 납품이 가능하다고 답변했기 때문에 B 업체가 선정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완공된 지 4개월 여가 지난 현재 A 중학교에 시공된 인조잔디 충진재는 애초 B 업체의 눈꽃모양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예감독관의 요청사항도, B 업체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왜 충진재 모양 또는 업체를 변경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A 중학교 측은 명예감독제에 참여했던 위원 6명과 학교 측 관계자 등 7명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개최한 결과, 눈꽃모양 충진재로 결정해 시공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중학교 관계자는 "충진재 선정을 위한 협의회를 개최했다"며 "위원들이 충진재 결정 이후 (다시) 눈꽃모양 충진재를 단단하게 제작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선 이유 때문에 명예감독들이 애초에 요구했던 원형 충진재에서 눈꽃모양으로 선회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협의회 회의록이 없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예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 중학교 측에서 원형모양의 충진재 대신 눈꽃모양으로 진행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B 업체 관계자도 충진재에 대해 "학교의 요청사항대로 납품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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