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다산행정문화연구소장·전 청주시 기획행정실장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첫걸음은 내가 살고 있고, 살아갈 도시에 대해 아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다양하고 복잡한 도시를 빨리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쉬우면서도 확실한 방법이 바로 지역의 문화유산을 살펴보는 것이다.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은 미래의 발전을 위해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치를 지닌 과거의 문화적 소산으로, 과학, 기술, 예술로 만들어진 유형의 각종 문화재는 물론 기예, 관습 등 무형의 정신적 문화를 모두 포함한다.

지역의 문화유산은 그 도시가 오랜 세월 동안 쌓아 온 흔적으로 찾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말해 준다.

지역 문화유산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주민의 애향심을 높인다. 과거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유산과 전통의 공유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나타나 주민들을 하나로 만들고 지역의 힘으로 발휘된다. 둘째, 도시 브랜드를 높인다. 차별성 있는 ‘Olny One’의 지역 문화유산은 외지인에게 도시를 각인시키고 높은 수준의 부러움을 준다. 셋째, 글로벌 관광을 성장시킨다. 관광의 행태가 점점 개인 자유여행 쪽으로 변하면서 국가 단위보다 지역 중심의 관광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문화탐방 목적의 관광객은 일반적으로 쉬는 여행보다 더 오래 머무르고, 더 많은 돈을 쓰며 방문지에 대해 친밀한 유대관계를 갖는다. 넷째, 경제적 이익의 창출이다. 문화유산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새로운 행사, 볼거리, 먹거리 등의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 효과를 가져온다. 다섯째, 환경 보존에 도움이 된다. 문화유산의 존재 자체가 무분별한 개발을 막으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어우러진 도시 개발을 고민하게 한다.

이렇게 중요한 지역의 문화유산은 잘 보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해석하여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시각을 과거에 두어서는 안 된다. 지역 문화유산은 현재 우리 곁에 남아 있고, 그 도시의 미래창조에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유산은 보는 시각에 따라 서로 다른 말을 건네기 때문에 학습과 통찰력(insight)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중요한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며, 지방 차원에서의 지역사 교육도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내 고장의 문화유산에 대해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이 자기 고장을 잘 알고 사랑해야 지역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지역의 문화유산을 찾아보며 내가 사는 도시와 사랑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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