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교통대란에 시민들 분통
교통사고 51건·민원 수백건 접수
시의회 상임위 회의 연기되기도

▲ 6일 오전 11시 현재 충북 청주에 0.5㎝가량의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청주예술의전당 인근 도로에 출근 차량들이 제 속도를 못내면서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사진=김영재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0.5㎝의 눈에 청주가 마비됐다. 청주시의 늦장 제설작업에 청주 지역에서는 대량 지각사태와 다수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청주에는 6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전 9시까지 적은 곳은 0.4㎝, 많은 곳은 1.6㎝ 등 적설량을 기록했다. 오전 11시 현재 0.5㎝ 가량의 눈이 쌓였다. 청주시는 눈이 내린 지 1시간 20분 뒤인 오전 8시부터 흥덕구청이 LG로에서 첫 제설작업을 진행했다. 나머지 3개 구청은 오전 8시 40분부터 외곽도로 등 취약구간에 제설장비를 투입했다.

그러나 이미 교통마비가 진행된 뒤 시작된 제설작업은 효과가 떨어졌다.

시는 이날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1~5㎝ 가량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제설을 준비했다.

시 관계자는 "눈이 온다는 예보가 확실하지 않았고 계속 일기를 예의주시한 결과 눈 소식이 사라졌었다"며 "눈이 오는 것을 보고 오전 6시경에 비상을 걸었지만 임차차량을 부르는 시간, 염화칼슘을 싣는 등 시간이 걸려 늦게 제설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기상특보가 없는 날이라도 강설 확률 20%만 넘으면 회의를 열어 대비 등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서와 청주시·구청 등에 수백건의 민원 전화가 계속됐다. 지역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청 홈페이지 등에도 민원이 폭주했다.

1㎝ 안팎의 눈이지만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출근길 도로에서 1~2시간 이상 시민들이 차량 안에 갇혀 발만 동동 구르는 사태가 일어나 늑장 제설에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청주에서 인근 군으로 출근하는 운전자들은 최대 4시간이 소요됐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총 51건의 교통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이번 교통대란의 원인으로 주요 교차로의 꼬리물기를 지적했다. 청주 동남지구에 거주하는 A 씨는 "출근시간이 본격화 됐을때는 많은 차량으로 인해 도로의 눈은 대부분 녹았었다"며 "주요 교차로에서 꼬리물기 때문에 한번의 신호에 2~3대의 차량만 통과하는 상황이 계속됐음에도 교통지도를 하는 경찰을 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 일부 운전자들이 꼬리물기를 하면서 출근길 정체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자 제공

경찰은 이런 지적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청주시에 30차례 가까이 제설을 독촉했다"며 "아침에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부터 교통경찰관 전원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량이 많은 구간을 우선적으로 지도하다보니 인력 문제로 일부 구간에 경력 배치가 안됐다"며 "눈이 오면 교통경찰이 우선이 아니라 제설이 우선이고 이러한 상황이 다시 오지 않도록 청주시에 재발방지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통 대란으로 인한 교통사고 말고도 일상 생활에서의 지장도 발생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버스가 지연되면서 KTX오송역 도착이 늦어져 출근을 하지 못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구의 한 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수술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수술이 연기되기도 했다. 이날 열린 청주시의회의 행정문화위원회, 농업정책위원회, 도시건설위원회 등 회의도 오전 10시에서 오전 11시로 연기됐다.

▲ 6일 오전 청주시에 눈이 내리면서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했다. 출근길 차량들이 눈길이나 빙판길에 미끄러져 발생한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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