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창 K-water 금강사업계획처장

충남 서부지역은 8년 동안 지속된 가뭄으로 만성적인 용수부족에 시달린 지역이다. 올 여름 기록적인 여름호우로 보령댐 저수율이 높아져 한시름 놓았으나, 내년 봄 다시 가뭄이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충남 서부 지역의 거듭되는 가뭄을 해소하고, 증가하는 용수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환경부·충남도·지자체·K-water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협약을 체결하였고, 가뭄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첫째, 땅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을 줄여 기존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충남도와 7개 시·군이 모여 수도사업 통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수도경영 효율화를 통해 중복투자 방지와 예산 절감은 물론, 수도서비스 격차를 줄여 도민들에게 안정적 공급과 물복지를 증진하는 것이 그 목표이다. 이를 위해 물 전문기관인 K-water는 유수율 통합관리를 위한 위수탁 협약을 통해 가뭄 지원과 위탁 운영 등 적극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둘째, 증가하는 용수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신규 수자원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대산임해지역에 바닷물을 공업용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사업과 대청댐 물을 충남서부지역으로 공급하는 충남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보령시는 화력발전소 용수공급을 위해 하수재이용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K-water와 중부발전이 보령댐 취수량 감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충남도는 지하저류지 개발을 위해 후보지를 발굴하고 있으며, 서산시는 대산임해지역 공업용수 해결을 위해 온배수 재이용 사업을 추진하고, 관련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셋째, 극한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물공급이 가능하도록 인근 수원과 수도시설의 연계를 통해 비상공급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보령댐 도수로를 조기에 가동할 수 있도록 운영기준을 개선하여, 향후 가뭄 발생 시 선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충남서부지역의 항구적 가뭄해소를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에 더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근본적인 전략의 수립과 실행이 뒷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올해 정부와 충남도, K-water는 협약에 따라 협의체를 구성하고, 물부족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해 국가 상위계획과 정부 정책반영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내년도에 수립 예정인 금강유역 물관리종합계획과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에는 충남 서부지역의 근본적인 가뭄해소를 위한 사업전략과 구체적인 방안이 반영될 계획이다. 이번 달에는 협약에 참여한 모든 기관이 한자리에 만나 한 해 동안 추진해온 과제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사업전략을 구체화하고, 정책에 반영된 사업들을 우선 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협약을 통한 상생과 협력의 거버넌스의 틀은 마련되었다. 하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이 이행되기까지는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반영과 재정 투입,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간의 갈등 해결 등 수많은 과정이 남아있다. 기후위기 시대의 항구적인 가뭄해결을 위해서는 유역 거버넌스 기반의 굳건한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정책 수립과 적극적인 행동이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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