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12일째 접어들어
긴급 보충하고 있지만 역부족
기름 미리 채우려는 시민 증가
난방용 등유 품절사태도 우려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화물연대 파업이 12일째(5일 기준)에 접어들며 기름이 동난 주유소가 충청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오롯이 시민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파업의 조속한 해결이 요구된다.

5일 지역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휘발유·경유 등 기름이 소진된 주유소는 △충남 11곳 △충북 8곳 △대전 7곳 등 전국 96곳(오후 4시기준)이다.

지역 대부분의 주유소가 파업 이전에 공급받은 기름으로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량은 날이 갈수록 줄 수밖에 없어 품절 주유소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재고가 소진된 주유소는 일반대리점 및 계약된 정유회사의 저유소나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 충청지사(천안) 저유소에서 휘발유 등을 긴급 수혈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전의 한 주유소 대표 A 씨는 "화물연대에 가입해 있는 유조차(탱크로리) 운송기사가 전국적으로 70%에 달해 파업 이후 정유 공급이 끊겨 어제(4일) 오후) 휘발유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며 "파업이 타결되지 않으면 언제 정유가 공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기름을 미리 채워 놓으려는 시민들까지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주유소별로 평균 7일~2주 분량의 기름을 비축해 놓고 판매하는데,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기름이 동나는 주유소가 증가하면서 영업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겨울철 취약계층의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등유 품절 사태까지 우려된다.

하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시민들의 불편 뿐 아니라 취약계층의 생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정유대란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조속한 파업 타결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원활한 정유 공급을 위해 군용 탱크로리 등을 긴급 투입하고, 시멘트 분야에 이어 정유 분야의 업무개시명령 발동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노총과 화물연대는 6일 전국 총파업·총력투쟁대회 예고하며 맞서고 있다.

이민기·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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