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경 청주시 흥덕보건소 강서보건지소팀장

보통 1주일을 열심히 살았다면 주말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내야 스트레스가 좀 풀린다. 주말까지 우리들의 몸과 뇌를 풀가동한다면 컴퓨터가 바이러스 먹은 것처럼 판단 능력을 잃어버려 에러가 발생할 것이다.

스마트폰에 올라오는 지인들의 삶을 보면 매주 산행하고 맛있는 음식을 찍어 올리고 행복한 웃음으로 단체 사진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멋있는 경관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말마다 골프나 탁구를 치고 버디나 이글 등을 자랑스럽게 자신의 프사에 올려놓는다. 또 여기에 지인들은 가세해서 댓글에 행복해 보여요, 멋집니다 등 댓글을 몇 개 받았는가가 그 사람의 인기척도가 되는 아주 단순한 논리에 현대인들은 사로잡혀있다.

동네 잉꼬부부가 살고 있는데 그 부부는 해외여행이나 전국을 주말마다 돌아다니면서 안가 본 산이 없고 안가 본 바닷가가 없는 그런 부부였다. 그러던 부부가 최근에 손자를 보면서 밭일에 빠져 채소밭을 키우는 재미에 주말마다 농장 가는 것을 자랑한다. 돈을 많이 쓰는 소비성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서 돈을 적게 쓰는 생산적 행복을 택한 것이다. 30년을 돌아다녀서 더 이상 갈 데도 없고 돈만 쓰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던 모양이다.

사람이 성숙해지려면 ‘몇 년의 세월이 걸려야 될까’ 물론 성숙이란 말뜻을 찾아보면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되는 것 생물의 발육이 완전히 이루어진 경우를 성숙이라고 한다. 여기서 문화적 성숙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놀고먹고 하는 행복도 중요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우리 세대보다도 다음 세대를 생각해서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성숙된 문화인일 것이다.

근현대사를 보면 일제강점기 35년과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비극 동족상잔의 6·25사변을 겪으면서 못 먹고 못 살던 시대로 인하여 아침 인사가 좋은 아침이 아니라 아침 식사는 하셨습니까 였다. 그만큼 굶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필수조건은 그 나라의 식량이 자급자족이 되어야 된다는 어느 유명한 경제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외세의 침략을 너무 많이 받아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엔 모든 벼를 일제가 수탈해가서 우리 민족은 허리를 움켜쥐고 풀뿌리로 연명하던 시대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정신적, 물질적 갈망을 채우기 위해 이국적인 해외여행 국내여행도 중요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모든 식료품 값이 오르고 경유값이 2000원 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밀가루와 팜유가 많이 올라 분식집과 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각 국의 먹거리 경제는 더 어려워진다.

21세기의 신냉전 시대에 살면서 각 나라마다 자국민의 먹거리에 초 집중돼 있다. 먹거리는 이제 인류가 살기 위한 생존의 문제이며 과학과 국력의 문제이므로 정부와 지자제는 양질의 식량 생산뿐만 아니라 관리 정책을 철저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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