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백유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연구원
과학문화 교류 사업 총괄 맡아…소통의 장 ‘이스포츠 대회’ 기획
3개 종목 전국 과학기술인 참여…과출협 회장·부회장 경기 인상적
50년대까지 여러 세대 모여있는 ‘MZ세대 과학문화 트렌드세터즈’
최신 이슈 분석·영상 콘텐츠 제작 화합하며 자연스레 친밀감 공유
참여자 관심분야·개선사항 발굴 MZ세대 중심 봉사활동 적극 추진

특구재단 홍보협력팀 백유진 연구원. 사진 이정훈 기자
특구재단 홍보협력팀 백유진 연구원. 사진 이정훈 기자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 출생)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공공기관 조직문화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견인한 연구개발특구. 이 곳에서도 MZ세대들이 다양한 기회를 부여받으면서 ‘소통’의 교두보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대한민국 과학의 선두기지로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해온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특구재단)’은 최근 과학기술이 아닌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에게 집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과 문화의 결합인 ‘과학문화’를 중심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구성원들이 서로 간의 취미나 일상, 업무, 가치관 등 상대방과 함께 공유하고 새로운 분야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MZ세대가 직접 기획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특구재단 과학문화(교류) 사업을 기획부터 실행까지 총괄 담당한 백유진(35·여) 연구원을 만나, 소통·교류 프로그램을 살펴 보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들어 봤다. <편집자 주>

-자신을 소개하자면.

"2018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입사해 처음 기획 예산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2020년부터 현재까지 홍보협력 팀에서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공대생 출신이라 처음에는 ‘홍보협력’과 거리가 멀어 다소 걱정이 많았다. 홍보는 창의적이며 또한 다양한 사업을 흥미롭게 알려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중 올해부터 새로운 업무를 맡아 신 사업들을 운영·기획하게 됐다. 과학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라 해서 어떤 특징이 있는 게 아니라 모두들 보통의 사람과 똑같았다. 하지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서로 다른 기관의 연구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을 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기획했던 대표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특구재단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통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사업은 전국 과학기술인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이스포츠 대회’를 꼽을 수 있다. 특구재단은 매년 연구개발특구의 시작을 알리는 신년인사회와 과학기술정책을 토론하고 제언하는 대덕이노폴리스포럼 등 대규모 행사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담당자들과 협의를 통해 이스포츠대회의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또한 참여 활성화를 위해 과학기술 출연기관 51개 기관이 소속돼 있는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과출협)의 협업을 추진해 과출협의 네트워크를 활용했고,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업무 협조를 통해 이스포츠경기장과 대회 운영에 전문성을 더했다. 운영 경기는 3개(스타크래프트·배틀그라운드·카트라이더) 종목으로, 온라인 예선과 본선을 거쳐 1~3등까지 시상하기도 했다. 올해 첫 대회 임에도 불구하고 각 기관별 치열한 대표선수 선발전이 진행됐다. 남극기지에 파견된 장보고 과학기지 월동연구대원이 온라인 예선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벤트 경기로 개최된 과출협 김재수 회장(KISTI 원장)과 과출협 강병삼 부회장(특구재단 이사장) 경기는 세대 간 소통의 장이라는 본 대회의 취지를 더 고취 시켜준 것 같다."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뭉치는 ‘과학문화 트렌드세터즈’는 어떻게 탄생시켰나.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인력구성은 다른 직장 등과 마찬가지로 MZ세대부터 50년대 전후세대까지 여러 세대가 모여있다. 세대 간 소통과 이해를 위해 ‘MZ세대 과학문화 트렌드세터즈’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이는 자리를 구성하면 좋을 것 같았고, 결국 이를 실현시켰다. 이들의 대표적인 활동은 최신 이슈 분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 어우러져 소통하고 화합하며 자연스레 친밀감을 나누게 된다. 실제 △한국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성공의 염원과 국민의 관심도를 반영한 항공우주 △전세계의생존과 직결된 감염병, 기후위기, 첨단 과학기술과 미래전쟁을 다루는인류생존 시나리오 △지난 50년간 변화돼 온 연구개발특구 연구·조직·세대문화를 대표주제로 선정해 총 9개의 영상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연구개발특구내에서 확산될 수 있도록, 특구재단 유튜브 채널에 게재해 과학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와 대덕특구 9개 기관이 협력해 운영되고 있는 지리적 과학교육 취약 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기관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제안했다고.

"그렇다. ‘대덕특구에서 과학이슈를 논하다’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각 기관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방문 대상은 대덕특구 내 출연연이고 관심 주제는 빅데이터, AI, 항공우주, 소행성으로 선정했다. 참여자들은 해당 기관을 직접 방문해 담당 전문가가 직접 알려주는 강연을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제1회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을 방문해 슈퍼컴퓨터 시설견학과 국가슈퍼컴퓨팅본부 지능형시뮬레이션 김명일 센터장이 소개하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바 있다. 현재 4회까지 프로그램이 진행 완료 됐다. 특구재단에서도 적극 밀어주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매 회 차에서 참가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관심분야 발굴과 개선 사항들을 발굴하고 있고 내년에도 프로그램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봉사활동이 적극 펼쳐지고 있다고 들었다.

"MZ세대 소통 프로그램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MZ세대 실무위원회’가 특구재단에 구성돼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는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고 자부심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는데, 이에 따라 ‘MZ세대 주도 사회공헌활동’ 추진을 생각하게 됐다. 이를 위해 포스터 제작부터 회원사별 프로그램 홍보, 참여 독려를 위한 기부물품 제작(DIY), 소통행사(레크레이션) 등을 기획했다. 이후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현충원 봉사활동과 천연 아로마비누를 제작해 대한민국 6·25 참전유공자회(50세대)에 기부했고, 11월에는 직접 김장한 김치 500㎏를 대전농아인협회(50세대)와 장애인자립생활센터(50세대)에 유성구청을 통해 기부하기도 했다."

-내년이면 대덕특구 출범 50주년을 맞는다. MZ세대가 바라본 50주년 의미는.

"누리호 발사 등 각종 이슈가 있어서 인지, 최근 들어 국민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50주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대국 이라는 것을 다시한 번 느꼈으면 한다. 50주년 행사를 통해 그동안 국민들이 알지 못했던 대덕특구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부각됐으면 한다. 우리가 실 생활에서 접하는 것들 중 상당수는 대덕특구에서 탄생했는데, 50주년 행사에서 이러한 것들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자긍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정부출연기관, 대학교, 우수기업 등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최적합지 이지만 젊은 세대에게 매력이 없고, 융합과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직 간의 유대감이나 공통 관심사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곳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통과 교류를 끌어낼 수 있는 사업들을 기획하게 됐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규정하는 본질인 ‘관심’을 기반으로 취미나 일상, 업무, 가치관 등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신규 사업들이 지속 운영됐으면 하고, 앞으로 더욱 많은 소통교류 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이들이 화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소통·교류 프로그램은 개인이 혼자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한 모든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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