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도교육감

김지철 충남교육감. 사진 충남교육청 제공.

한국의 영화, 드라마, 음악, 음식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에서 흥행했지만,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위상을 체감할 수 있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는 세계적인 영화제, 방송 대상을 휩쓸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칸느영화제와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대상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칸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황동혁 감독의 연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말 그대로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에미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간혹 감독 한두 명이 상을 받기는 했지만 이렇게 주요 영화제나 방송영상제에서 한국 감독들이 연이어 수상하는 모습은 근래에 보기 드문 풍경이다.

그러나 지금의 흥행 돌풍을 마냥 즐거워만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 앞서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 음악, 홍콩의 영화는 전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서구 많은 감독에게 큰 영향을 줬다. 일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가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 ‘매트릭스’에 큰 영향을 줬다는 점은 감독이 인정한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과 홍콩이 성공에 안주하며 과거를 답습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하자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두 나라의 콘텐츠 산업은 점차 무너지게 됐다.

우리도 성공에만 안주하고 과거만 답습한다면 마찬가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콘텐츠 사업을 주도하는 영화감독, 연예기획사 대표들 이후의 미래 콘텐츠 사업의 차세대들을 발굴해야만 한다. 산업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한국 문화의 전통과 창의성, 한국 정서의 세계적 공유는 대한민국을 문화적 강국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예술 인재들은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는다. 충남교육청이 충남학생단편영화제를 기획하고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충남학생단편영화제에는 총 44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모든 작품이 완성도가 높으며 내용이 창의적이라는 심사평이 있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학생들의 역량과 반짝이는 창의성은 실로 놀라운 발전의 연속이다. 충남교육청은 이렇게 영화 인재를 발굴하고자 영화 창작활동의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게 하고 공동 제작 과정을 통해 상영까지 하는 일체의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이 학생들 중에 제2의 봉준호, 박찬욱, 황동혁이 나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충남교육청은 학생영화제뿐 아니라 학생연극축제, 청소년문학상, 음악 축제, 미술 축제, 풍물 한마당 등 전체 문화예술을 포괄하는 정책과 사업을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개별 예술 영역을 교과와도 융합하여 수업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수업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각기 문화예술은 불가분의 관계로 표현의 방법과 기술만 다를 뿐 서사구조라는 동일한 출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미래사회는 AI 인공지능, 디지털 기계화 등 기술의 발달도 있겠지만 반면에 전쟁과 전염병, 국가 이기주의와 불평등의 양극화, 기후 위기 등 인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급격한 변화와 위기 속에 우리가 잃지 않아야 하는 것이 바로 인간성이며, 인류애적 인간성은 인문학과 문화예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래는 인문학과 문화예술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것이 충남교육이 인문학과 문화예술 교육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앞으로 전개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충남 학생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갖춘 미래인재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또 문화예술을 통해 창조적인 생각과 목표를 향한 열정을 발휘하고, 구성원들과 함께 협력하는 과정에서 예술 영역을 넘어 사회 모든 영역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 따뜻한 인류애를 가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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