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희 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팀장

대전문화재단이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아티언스대전(ARTIENCRE DAEJEON)은 예술(ART)과 과학(SCIENCE)의 합성어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참여예술가의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 창작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전문화재단은 아티언스대전을 통해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 창작지원 사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대전예술가의집에서 열린 2022 아티언스 대전 결과보고전은 작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2년차 참여예술가 8명이 2년간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사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 결과 보고전에는 소리의 시각적 표현, 미세먼지 측정, 신경과학 등 현재 연구되고 있는 최신의 과학 주제를 예술가의 시각으로 풀어낸 영상, 설치, VR 작품 등이 출품됐다.

아티언스대전이 국내 다른 예술지원사업과 차별되는 점은 예술가와 과학자가 정해진 기간 동안 하나의 주제를 지속해서 연구하거나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참여예술가는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방문해 협업주제와 매칭된 과학자와 만나고 협업과정을 통해 멘토링을 받는다. 2019년부터 예술과 과학, 개념과 개념이 만나 새로운 융복합 예술로 표현되기까지의 협업 과정을 깊이 있게 지원하기 위해 1년 지원에서 2년 지원으로 지원 기간을 확대했다. 이러한 멘토링 과정을 통해 지난 10여년동안 약 90명의 시각분야 예술가들이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 예술을 선보였다.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주요 동력은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다. 예술분야에 특화된 대전문화재단이 과학을 만나기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찾게 된 것이다. 대전문화재단은 기존 4개의 연구기관(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더불어 올해 2개 기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추가해 새롭게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앞으로 더 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더 다양한 과학연구주제를 제시하고, 융복합 예술의 지평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내년이면 대덕연구개발특구 조성 50주년을 맞이한다고 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는 과학산업의 요람이자 국가 과학산업발전의 요람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구체적인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과학적 성과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 과학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대전시민과 더불어 함께 과학적 성과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과학이 시민 곁으로 다가오고 시민들도 과학으로 다가가서 함께 과학도시 대전의 우수한 연구와 기술 역량 들을 공유하길 바란다.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국내 과학기술을 선도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나가야 한다.

아티언스대전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과학에 관심 있는 예술가와 예술에 관심 있는 과학자가 더욱 편안하고 자유롭게 대화하고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기를 바라게 된다. 예술가가 일방적으로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예술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예술가들도 많이 있다. 예술가는 과학자에게, 과학자는 예술가에게 이성과 감성의 좋은 영감들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그런 과정들이 잘 이뤄진다면 서로 공존?공생하는 관계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아티언스대전 10년과 대덕연구개발특구 50년이 지나고 있는 시점이다. 앞으로도 아티언스대전과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예술과 과학의 지속적인 만남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 갔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