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기 서산시의원

최근 높아져만 가는 물가로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축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곡물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 외에도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물류비,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료 가격 오름세가 무섭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날이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 축산업계는 양질의 조사료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기준 국내 생산 조사료 자급률은 81.4% 밖에 되지 않는 가운데 저질 조사료인 볏짚은 55.3%, 양질 조사료(목초, 동계 사료작물, 하계 사료작물)는 26.1%에 불과하다. 현재는 수입조사료 쿼터제로 인해 공급이 제한적이지만 2024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미국, 호주 등과의 FTA가 발효되면 그나마 국내 생산 조사료는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현재 서산시는 지역 1009농가에 3만 6218두(한·육우 3만 3292두, 젖소 2926두)를 사육 중이다.

이들의 원활한 사육을 위한 사료 조달 필요 면적과 조사료는 2954㏊, 5만 9189t이지만 현실은 389㏊, 7793t(자급률 13%)에 그치고 있다. 이에 농가에서는 부족한 사료 마련을 위해 저질 조사료인 볏짚 및 수입 배합사료와 조사료를 구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올해 1월 대비 7월 가격이 크게 올랐다.이제는 고품질 조사료를 직접 조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축협을 중심으로 하천부지 들풀을 조사료로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천 및 간척지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조사료를 직접 재배하고 수확함으로써 원하는 시기에 양질의 사료를 얻을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환경부에서도 지난 4월 각 시·도지사와 지역유역환경청장에게 ‘양축농가의 부담경감을 위해 농협과 축협이 들풀 수거 행위에 대한 점용허가를 신청할 때 관리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협조해달라’고 공문을 보내는 등 정부와 각 지자체가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리 시는 한우의 고장이다. 조사료 정책을 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물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제도적 문제점도 존재한다. 점용허가에 대한 명확한 한계를 설정해야 할 것이고,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는 경작방식은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농업 부산물 활용방안도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콩깍지, 고구마줄기, 칡넝쿨은 들풀과 함께 양질의 조사료가 된다. 버려지는 농업 부산물과 유휴부지의 들풀이 누군가에게는 고품질의 사료가 될 수 있다. 수입 조사료가 아닌 우리 풀 먹인 우리 한우를 육성하자는 제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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