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문지초등학교 교사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가 같다는 뜻이다.

실제로 필자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선생님은 절대 권력자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옛 성현의 말씀은 말 그대로 성현의 말씀에 지나지 않는 세상이 됐다.

최근 학생이 수업 시간에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를 폭행했다는 뉴스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뉴스를 접한 대다수의 사람은 "학생이 선생한테 욕을 했대, 쯧쯧" 혀를 차고 그만이다.

본인과 관련 없는 일에 대해 관심이 없다.

지금 당장 내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 아니기에 별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다. 교육은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열쇠이자 미성숙한 인간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 시켜주는 대업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교육에 대한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 어린 마음으로 교육 현실을 마주 보아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 어떤 문제가 일어나고 있고, 원인이 무엇이며 그 해결책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간 믿음과 존중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승을 존경한다면 수업을 방해하는 일도 스승을 폭행하는 일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초등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교원이 학생들을 보면 "사랑합니다"라고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그럼 학생들은 교사를 향해 환한 목소리로 "존경합니다"라고 화답한다.

학생들에게 인사를 받으면 절로 고개가 숙여져 ‘과연 내가 존경받을 수 있는 교사일까’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아이들도 교사의 인사를 받으면 얼었던 마음이 녹고, 따뜻해진 시선으로 교사와 세상을 바라보지 않을까?

학생과 아이들 모두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더 사랑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사에는 힘이 있다.

인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가깝게도 하고 멀게도 한다.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교사는 학생에게 "사랑합니다"를, 학생은 교사에게 "존경합니다"라고 인사해 보자.

사랑한다는 인사 속에 학생을 향한 교사의 진심이 전해지고, 존경한다는 인사 속에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존중이 피어날 것이다. 그러면 시나브로 냉랭했던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도, 무너지는 교권도, 흔들리는 공교육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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