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비만·스트레스 등 위험인자
뚜렷한 증상 없는 ‘침묵의 살인자’
정확한 혈압 측정이 진단의 기본
생활습관 개선·약물 복용해 치료

단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이수연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한국에서는 암이 사망원인 1위지만 전 세계적으로 따져보면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이 주요 사망원인이다. 고혈압은 이 두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사망 위험요인 1위로 지목한다. 최근에는 젊은 고혈압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어 합병증의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을 앓으면 그만큼 질병을 앓는 기간이 늘어나고, 혈관 손상이 누적돼 이른 나이에 심뇌혈관질환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으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한 생활습관 및 약물요법으로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므로 의지를 갖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과 상관없이 젊은 층에도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고혈압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이수연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Q1. 고혈압은 어떤 상태인가?

고혈압은 여러 원인에 의해 동맥혈관 벽에 대항하는 혈액의 압력이 높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심장은 수축과 이완의 펌프작용을 통해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을 공급하게 된다. 심장의 수축에 의해 가장 높아진 순간의 압력을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며, 심장이 이완해 가장 낮아진 순간의 압력을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Q2. 고혈압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은 높은 압력에 대항해 더욱 힘껏 뛰어야 하므로,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혈관도 높은 압력에 의한 손상으로 동맥 경화를 유발해 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어 고혈압은 꼭 치료해야 한다.

Q3. 고혈압의 원인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이 혈압 상승을 가져올 만한 특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 여러 요인이 복합돼 고혈압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경우를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이들의 위험인자로는 고령, 비만, 가족력, 스트레스, 염분 섭취 과다 등으로 볼 수 있다. 나머지 5~10%는 혈압 상승을 가져올 만한 특정 원인 질환이 확인된 경우로,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만성 신장질환, 쿠싱증후군, 갈색세포종 등과 같은 내분비 질환, 임신중독증, 경구 피임약이나 스테로이드계 약물 복용에 의한 경우 등이 있다.

Q4. 고혈압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며, 심뇌혈관계 합병증 발생 후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고혈압의 증상으로 알려진 두통과 어지럼증 등은 고혈압 환자에서 나타날 수도 있으나 고혈압과 관계없는 증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인차가 있어 혈압이 조금만 상승해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때도 있으므로, 증상이 지속될 때는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Q5. 고혈압은 어떻게 진단하나?

고혈압의 진단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정확한 혈압 측정이다. 혈압은 측정환경, 측정부위, 임상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때문에 표준적인 방법으로 여러 번 측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카페인 섭취, 알코올 섭취, 흡연을 삼가도록 하며 적어도 5분 이상 앉은 상태로 안정을 취한 뒤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지 않은 상태에서 바른 자세로 앉아서 2회 이상 반복 측정 후 진단할 것을 권고한다. 혈압 측정 시마다 혈압의 차이가 크게 날 때 24시간 활동혈압을 측정하거나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Q6. 고혈압은 어떻게 치료하나?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을 복용해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혈압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합병증도 없는 경우는 생활습관 개선을 우선으로 시행해볼 수 있다. 그러나 혈압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조절될 가능성이 적거나, 이미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이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칼슘통로 차단제, 교감신경차단제 등의 혈압 강하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Q7. 평상시 고혈압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염분 섭취 및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녹황색 채소와 과일,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한다. 1주일에 5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흡연은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되도록 삼가고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이수연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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