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탐조투어 참여자 2.7% 뿐… 온라인 예약자 중심 진행 빈축
천수만생태관광協 배제돼 생태관광지구 민관 거버넌스 약화 지적

23일 서산버드랜드와 천수만 A지구 일원에서 펼쳐진 철새기행전을 찾은 관광객들이 둥지전망대 주변에 설치된 각종 체험부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김덕진 기자 jiny0909@cctoday.co.kr
23일 서산버드랜드와 천수만 A지구 일원에서 펼쳐진 철새기행전을 찾은 관광객들이 둥지전망대 주변에 설치된 각종 체험부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김덕진 기자 jiny0909@cctoday.co.kr

[충청투데이 김덕진 기자] 22일부터 23일 이틀간 서산버드랜드와 천수만 A지구 일원에서 열린 철새기행전에 ‘철새는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버드랜드와 함께 철새탐조 프로그램인 철새학교를 운영한 민간단체 천수만생태관광협의회는 이번 기행전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돼 논란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재지정 심사를 앞두고 있는 환경부 생태관광지구 천수만은 민관거버넌스가 꼭 필요한 상황이나 이마저도 이번 기행전에서는 이뤄지지 않아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잃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둥지전망대 아래 설치된 행사장에는 일부 체험 프로그램과 식당,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 부스만 있을 뿐 협의회와 관련한 관계자나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철새기행전은 ‘기행전’이란 이름과는 달리 일반 축제나 다름없었다. 현재 버드랜드사업소는 버드랜드가 생긴 이유와 기행전의 취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없고 ‘철새’와 ‘생태’는 완전 무시됐다"고 일갈했다.

일부 관광객들 역시 "철새를 보러 왔더니 생강한과와 연 만들기 체험만 했다. 이게 무슨 철새기행전이냐"며 "이런 식의 기행전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관광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했다.

24일 버드랜드에 따르면 이 기간 7800여 명이 기행전을 찾았으나 철새 탐조투어 이용객은 207명에 불과해 2.7%도 안되는 인원만 철새를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온라인 예약자를 중심으로 진행돼 현장 접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빈축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종길 소장은 "상반기에 철새기행전과 관련해 어느 정도 (프로그램 계획이) 다 돼 있어서 바꿀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제가 바꾼 거는 환경단체에서 추진하는 탐조대라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천수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그림그리기 대회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분석해서 관광객의 호응도가 떨어진다던가 문제점이 있는 부분 등 최소한 30%정도씩은 매년 바꿔서 철새기행전이 열려야 된다고 직원들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협의회는 버드랜드 주도의 탐조투어가 끝나는 내달 27일 이후부터 연말까지 철새학교 추진을 예고했다. 서산=김덕진 기자jiny090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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