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탐조투어 참여자 2.7% 뿐… 온라인 예약자 중심 진행 빈축
천수만생태관광協 배제돼 생태관광지구 민관 거버넌스 약화 지적
[충청투데이 김덕진 기자] 22일부터 23일 이틀간 서산버드랜드와 천수만 A지구 일원에서 열린 철새기행전에 ‘철새는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버드랜드와 함께 철새탐조 프로그램인 철새학교를 운영한 민간단체 천수만생태관광협의회는 이번 기행전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돼 논란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재지정 심사를 앞두고 있는 환경부 생태관광지구 천수만은 민관거버넌스가 꼭 필요한 상황이나 이마저도 이번 기행전에서는 이뤄지지 않아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잃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둥지전망대 아래 설치된 행사장에는 일부 체험 프로그램과 식당,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 부스만 있을 뿐 협의회와 관련한 관계자나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철새기행전은 ‘기행전’이란 이름과는 달리 일반 축제나 다름없었다. 현재 버드랜드사업소는 버드랜드가 생긴 이유와 기행전의 취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없고 ‘철새’와 ‘생태’는 완전 무시됐다"고 일갈했다.
일부 관광객들 역시 "철새를 보러 왔더니 생강한과와 연 만들기 체험만 했다. 이게 무슨 철새기행전이냐"며 "이런 식의 기행전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관광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했다.
24일 버드랜드에 따르면 이 기간 7800여 명이 기행전을 찾았으나 철새 탐조투어 이용객은 207명에 불과해 2.7%도 안되는 인원만 철새를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온라인 예약자를 중심으로 진행돼 현장 접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빈축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종길 소장은 "상반기에 철새기행전과 관련해 어느 정도 (프로그램 계획이) 다 돼 있어서 바꿀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제가 바꾼 거는 환경단체에서 추진하는 탐조대라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천수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그림그리기 대회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분석해서 관광객의 호응도가 떨어진다던가 문제점이 있는 부분 등 최소한 30%정도씩은 매년 바꿔서 철새기행전이 열려야 된다고 직원들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협의회는 버드랜드 주도의 탐조투어가 끝나는 내달 27일 이후부터 연말까지 철새학교 추진을 예고했다. 서산=김덕진 기자jiny090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