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술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는 리더들에게 가장 큰 숙제는 ‘어떻게 최고의 성과를 내는 조직을 꾸릴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 때 조직을 어떤 식으로 구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함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구성원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끌고 갈 것인가는 리더의 큰 고민이다.

리더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에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구성원들이 스스로 움직여서 최상의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방법을 항상 고민한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들이 채택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구성원들에게 자율과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특히나 MZ세대들이 조직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큰 조직이라면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M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선택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거나 ‘원래 이렇게 하는거니 따르라’는 지시는 고문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MZ세대에게 직장은 헌신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대등한 계약관계’다. 자신의 삶과 직장은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에 있든 일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여기므로, 그들은 일할 장소와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구성원, 특히 MZ세대 직원들의 특성을 살리고, 그들이 업무에 몰입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에 자율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회사 내에 자율을 확산시킴에 있어 주의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조직 내 자율을 확산하는 것은 일종의 경영기법이 아니라, 조직문화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의 확산은 직원들의 역량과 인성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와 시스템으로 완성된다. 따라서 리더는 직원들을 지시와 통제의 대상이 아닌, ‘함께 성과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평가 기준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시를 바탕으로 일하던 방식에서 자율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바뀌게 되면, 명확한 평가기준 및 업무에 대한 역할과 책임(Roles & Responsibilities)이 훨씬 중요해진다. 따라서 각 조직과 조직원에게 자율을 부여하기 전에, 과거에 사용했던 성과평가 방식과 책임을 더욱 구체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절차적 공정성을 높이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업무와 관련된 최대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게 되면 조금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 자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업무를 통해 회사와 상사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 하는지 등의 큰 그림을 이해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자율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어느 곳보다도 잘 정착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구글은 그래서 ‘직원들과 모든 정보를 실시간 공유한다’를 회사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조직에 자율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횟수를 늘리고, 정보 접근성을 높여, 직원들이 스스로 일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불확실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조직 내의 자율을 확산함으로써 직원들에게 스스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보자. 직원들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격려와 지원의 대상이라는 믿음을 갖자. 직원들이 가진 역량을 존중하고 수평적인 리더십을 실천한다면 직원들, 특히 MZ세대들은 큰 성과로 보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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