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연구원장 유동훈

편안하게 잠을 잔다는 뜻을 가진 안면도. 충남 태안 안면도는 태안에 붙어 있던 반도였지만, 조선 인조 때인 1638년 인위적 해수로 개통을 통해 섬이 된 곳이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긴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원산도를 거쳐 보령과 연결되면서 안면도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과 소나무 숲 등이 일품인 안면도의 관광지 개발계획은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그간 사업자 선정과 취소가 반복되면서 오랜 세월 표류해 왔다. 최근 사업자와 토지매매 계약이 체결되면서 30년 숙원 사업인 안면도 개발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규모 숙박시설과 골프장 건설 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선 8기 도정은 안면도와 서천, 보령, 태안을 연결하고 아산만을 거쳐 경기도 서해안까지 ‘국제해양레저 관광벨트’로 탈바꿈시키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베이밸리 구상에서 ‘한국판 골드코스트’ 구축이 그것이다. 가로림만 해양정원, 서천 갯벌, 브라운필드 생태공원, 보령 머드축제 등과 함께 해양 신산업, 해양레저 문화, 해양 치유마을 조성 등이 어우러진다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안면도는 원산도, 삽시도 등 인근 5섬(awesome) 개발계획과도 맞물려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산도는 해양·산림 치유 거점으로 활용하고 해양 레포츠센터도 설치된다. 삽시도는 예술인 섬으로 육성시킨다. 2026년 섬 국제비엔날레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원산도와 삽시도 3.9㎞구간은 해양관광 케이블카 설치 계획도 있다.

서산 공항이나 서해선 KTX 직결과 같은 교통 인프라의 구축도 서해안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안면도 및 서해안이 국제관광벨트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서산 공항에 외국 노선이 취항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서산 공항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함께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한국 방문객의 70% 이상이 인천 공항 등 수도권으로 유입이 이루어지는 현재의 여건으로는 저절로 지방 공항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한국관광공사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 한국방문 선택시 고려 요인으로 ‘쇼핑과 먹거리’가 최상위에 올라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관광의 트렌드가 보거나(seeing) 하는 것(doing)과 같은 체험적 관점에서 벗어나 관광객 스스로가 창의성에 기반을 두고 자신의 존재(being)를 찾는 쪽으로 바뀌고 있음에도 주목해야 한다. ‘휴양과 쉼’이란 키워드가 상기되는 대목이다.

중국 관광객 웨이씨가 서산 공항에 내려 LAM(Local Air Mobility)이라 불리는 ‘플라잉 택시’를 타고 안면도 최고급 리조트에 도착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안면도 꽃지 해변은 길이가 3.2㎞로 우리나라에서는 손꼽히는 해변 경관을 자랑한다. 일몰을 보기 위해 나온 요트에서 바라보는 안면도 해변에는 길게 늘어선 고급 리조트가 즐비하다. 웨이씨는 내일 아침 치유의 숲인 힐링 솔밭을 산책하고 꽃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한다. 그리고는 세계 100대 골프장에 오른 안면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즐길 예정이다. 10년 후 이러한 모습이 안면도에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중국 관광객을 위해 필요하다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도 검토해 볼 만 하다. 안면도는 충남도의 오랜 염원이었다. 세계적인 명품휴양지로 거듭나 한국판 골드코스트의 중심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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