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숙영 유성선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과거에는 ADHD를 소아기 질환이라고 여겼지만, ADHD 아동 3분의 2가량은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성인 ADHD 유병률은 4.4%로 추정되는데, 국내 환자 치료율이 1%에 못 미칠 정도로 저조했다가 건강보험이 적용된 2016년부터 진단 , 치료가 크게 늘었다. ADHD 증상은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이지만 증상 발현 양상에 개인차가 크며, 성장에 따라 과잉 행동은 줄어들고 부주의와 충동성 증상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면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억제하기 어려워 한 가지 주제로 대화하기 힘들고, 공부할 때 다른 생각에 쉽게 빠져든다. 많은 일을 시작하지만 끝내지 못하고 산만해지며,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잃어버리고, 약속, 마감 날짜, 앞으로 할 일들을 곧잘 잊어버린다.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느낌과 생각을 말해서 눈치 없고 경솔해 보이기도 한다.

학교나 직장에서 업무 수행,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결혼생활에서 종종 불화를 겪고 자녀를 양육할 때 인내심을 갖기 어려워한다.

성인 ADHD 환자들은 흔히 불안장애, 알코올과 같은 물질 사용 장애 , 기분 장애 등을 함께 앓는다. ADHD 증상으로 인해 자주 실패하고 대인관계에서 거절을 경험해 우울해지고 불안해질 수 있다. 이러한 공존 질환만 치료하고 ADHD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ADHD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환경적인 요인보다는 뇌의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더 중요하고, 유전성이 높은 질환이다.

성인 ADHD 일차 치료로 약물요법이 권장되는데, 메틸페니데이트 서방형 경구제(콘서타)와 아토목세틴 경구제(스트라테라)가 국내에 허가돼 있다. ADHD 환자의 전전두엽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회로에 불균형이 있고, 이러한 약물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를 증가시켜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키고 증상을 개선시켜 준다고 알려졌다.

ADHD 약제를 복용하면 주의력과 기억력이 개선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반면 불면, 빈맥, 식욕저하 등의 부작용 우려도 있다.

약물과 함께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목표를 세우고,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성공하면 스스로 보상하는 훈련을 한다. 대인관계 개선을 위해 ADHD 특유의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을 인식하게 하고 의사소통 기술을 교육할 수 있다.

성인 ADHD 환자들은 발산적인 사고에 능하고 창의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어떤 연구자들은 역사적 인물 중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등이 ADHD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DHD 치료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창의성이 저해되지는 않는다고 하니, 안심하고 약을 복용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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