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서예이야기 <508>

군자는 문사(文士)의 붓끝(필단:筆端), 무사(武士)의 칼끝(봉단:峰端), 변사(辯士)의 혀끝(설단:舌端)을 피해야 한다는 말이다.

군자는 모든 일에 신중하여 분쟁에 휘말리는 일을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하며, 시경(詩經)의 해설서인 ‘한시외전(韓詩外傳)에 군자피삼단(君子避三端)이다. 필화(筆禍), 살화(殺禍), 설화(舌禍)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아름다운 깃털과 굽은 부리를 가진 새를 새들도 두려워하고, 물고기 가운데 입이 크고 아랫배가 살찐 것을 물고기도 두려워하며, 사람들은 말솜씨가 좋고 말수가 많은 사람을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문필(文筆)에 능한 사람의 붓끝과 무예에 뛰어난 사람의 칼끝, 말을 잘하는 사람의 혀끝을 피해야 한다.(시이군자피삼단 문사지필단 무사지봉단 변사지설단: 是以君子避三端 文士之筆端 武士之鋒端 辯士之舌端)’

분쟁과 갈등을 피하는 2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리석은 사람의 공격에 똑같이 대응하지 마라는 것이다.

논쟁과 갈등은 잘해봐야 유치한 짓, 최악의 경우 미련한 짓일 뿐이다. 따라서 공격해 오는 사람과 똑같은 수준으로 추락해서는 안된다.

누가 욕을 하거나 인신공격을 퍼붓는 다고해서 그대로 되갚을 필요가 없다.

미련한 사람이 어리석은 말을 할 때에는 그 허점을 지적 해야지, 그 삶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상대방이 당신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냥 그렇게 놔둬야 한다.

둘째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앉히지만 거친 화를 돋을 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부드러운 목소리, 친절한 말, 건설적인 말을 시작하면 긴장과 대립을 쉽게 가라앉힐 수 있다.

땔감이 다 떨어지면 불이 꺼지듯 남의 말을 잘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다툼도 그치는 법이다.

군자는 문사의 문필과 무사의 무기, 변사의 구설, 이 세 가지의 날카로운 끝을 피하며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고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람들을 미리 조심해 자신의 몸을 지켜야 함을 알고, 우리 모두 어리석은 분들과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지혜를 생각했으면 한다. <국전서예초대작가 및 전각심사위원장·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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