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일 배재대학교 입학전략홍보센터 홍보담당관(차장)

안간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깡그리 내어 쏟아붓는 힘이나 노력’. 올해도 어김없는 수시 신입생 모집 진행 중인 현 시점의 지방대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 나 역시 충북지역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수험생 모집에 안간힘을 쏟아붓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원인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다. 20년 전 배재대에 입사할 때만 해도 신입생 자원은 60만, 70만명을 거뜬히 넘겼지만 현재는 40만명대 중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니 당분간 지방대들은 한정된 입학 자원을 놓고 서로가 뺏고 뺏기는 장기전을 치러야 할 때임은 틀림없다. 치열한 수험생 확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고민은 지방대 교직원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너도나도 해법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결국 공통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나 역시 비슷한 맥락의 해결책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차이라면 우리 대전의 특색에 맞는 제안이랄까.

첫째, 젊은이들이 오래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데 민·관·학이 상호 협력했으면 한다. 올해 선출된 지자체장들은 젊은이들의 수도권 유출을 막을 대안으로 대기업 유치, 안정적인 취업처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문제는 단순히 기업 유치, 공공기관 의무 채용 등 제도적 장치로는 한계가 있고 요즘 세대에게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다는 것. 요즘 세대는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와 특권에 집중한다. 애석하게도 대전은 젊은이들의 문화나 행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노잼도시’라는 연관어가 뜰 만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도시는 아니다. 최근 세계적인 축제인 ‘보령머드축제’가 3년 만에 개최돼 135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최초 기획자가 정강환 배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이고 성공을 위해 많은 동문들이 함께했기에 더욱 눈길이 갔다. 대전 역시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한 축제 등을 집중 육성해 지역 대표 행사로 성장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꿀잼도시로의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지자체와 지방대가 서로 머리를 맞댈 차례다.

두 번째 제안은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기업 발굴과 적절한 지원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단순히 대기업, 좋은 기업을 넘어 오래 근무하고 싶은, 복지가 많은 기업을 유치해 평생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행을 택하는 이유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으며 역량을 발휘하고 인정받는 직장 문화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대전에서도 회사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지급된다면 지역은 물론 수도권 대학 졸업생까지도 흡수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과 지역기업 육성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수반돼야 함은 당연하다.

세 번째, 연합작전이다. 지방대들이 학교 간 경계를 넘어 지자체와 연계 협력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시점이다. 배재대 역시 지자체, 대학 간 공유·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생 방안을 찾고 있다. 새로운 모델로 연계·협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서로가 잘하는 것을 함께 공유·발전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고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방대 교직원들은 수험생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20세에 맞이했던 황홀했던 배재대의 기억이, 50세에 맞이한 위기의 배재대의 현실을 뛰어넘어, 70세에 저 멀리서 바라볼 초 일류대학 배재대를 꿈꾸며 오늘도 안간힘을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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