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풀렸지만 대출규제·금리인상 악재, 하락 지속
둔산동도 가격 하락세… 매매수급지수·매매거래량도 최저치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대전 아파트 매매 가격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빠져 들고 있다. 매매가격지수, 거래량 등 각종 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도 ‘침체기’ 전환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다섯째 주(지난달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동향에 따르면 대전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24% 하락했다.

2012년 8월 13일(-0.25%)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대표적인 집값 방어 지역으로 꼽혔던 서구와 유성구도 나란히 0.31%, 0.30% 떨어지며 하락폭을 키웠다.

실제 대전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둔산동 일대 집값도 하락세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샘머리 2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4일 4억 3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6억 7500만원, 2021년 10월) 대비 2억 4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사진 =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 아파트. 충청투데이 DB
사진 =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 아파트. 충청투데이 DB

한마루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101㎡가 역대 최고가인 11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7월 21일 7억원에 거래되면서 약 7개월만에 4억원이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7억 거래는 직거래로 특수거래를 고려해도 앞서 4월에도 7억 200만원에 팔려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6.4로 2014년 3월 10일 84.1 이후 8년 5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음),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우위를 의미한다. 대전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 13일 99로 기준선인 100 아래로 하락한 이후 지난달 22일(87.4)에는 90대 마저 붕괴됐다.

거래량 마저 역대급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 7월 대전 아파트 매매거래는 617건으로 2006년 1월 308건, 2012년 1월 511건, 2013년 1월 569건, 2022년 1월 597건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로 최저치를 보였다.

대전 부동산과 상호보완관계인 인근 세종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 말까지 하락률은 -4.38%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빠졌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8.72% 올랐다. 이처럼 각종 부동산 경기 침체 신호가 곳곳에서 확인되면서 대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전환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집값 하방 압력이 계속되고 거래절벽도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어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있고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의 악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보니 매수심리가 상당히 위축되면서 침체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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