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열 세종시 다산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가족 영향 받아 자연스럽게 부동산 관심
세종으로 이사 후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
청약 3번 당첨… 운명 느끼고 세종 정착
세종시 부동산 시장 하락세 종점 가까이
"겨울 거래량 늘어나면 안정세 보일 것"
손님들과 오해·마찰 있을 때 힘들지만
고개 만족하는 모습 보며 자부심 느껴
브로커 아닌 전문가라는 인식 심고파
대학원 입학 등 꾸준한 자기계발 노력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무섭게 오르기만 하던 세종 부동산 시장. 2020년의 전국 상승률 1위가 무색하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하락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세종지역에서 류태열 세종시 다산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정직한 정보, 믿을 수 있는 중개서비스를 모토로 빠르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신속한 중개를 해주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 류 대표는 중개업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거나 해결방안을 찾기 어려울 때 찾는 ‘중개실무 해결사’로 통하고 있다. 류 대표는 멀쩡하게 다니고 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제는 어엿한 세종지역 대표 공인중개사로 인생 제2막의 시나리오를 써 나가고 있다. <편집자 주>

-공인중개사 길로 들어선 계기는.

"고모께서 현재도 서울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고, 아버지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계셨던 터라 공인중개사라는 직업 자체에 친숙함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서 근무하셨던 둔산 신도시, 분당 신도시, 일산 신도시 등의 개발 이야기를 귀동냥으로 들으면서 부동산 관련 업무나 용어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던 것 같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아파트 청약이나 시세에 관심이 많았고, 모델하우스 구경 다니는걸 좋아했었다. 돈은 없지만 새 집 구경하면 그냥 기분이 좋았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데다 부동산이나 재테크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고 다녀서인지, 가족들이나 주변 친구들한테 부동산과 관련된 일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세종시로 이사를 오고 아파트와 상가에 점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에 매력을 느꼈고, 결국 가족들과 상의 끝에 과감하게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준비했었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공인중개사 업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1년여의 시간동안 둘째 아이까지 키우면서 집안 살림살이를 지탱해준 와이프한테 지금도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부동산 핫이슈를 품고 있는 세종시 진출 계기는.

"원래 고향은 대전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를 모두 대전에서 나오고, 직장도 대전에서 다녔었다. 그런데 결혼 후 아버지께서 기회가 되면 세종시에서 정착할 것을 적극 추천해줬다. 아버지가 한국토지공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 토지보상업무 총 책임자였기 때문에 세종시가 정부 중앙행정과 국가균형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를 분양하던 2011년경부터 계속 세종시 아파트 분양시장에 관심을 가지다가 마침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그렇게 첫 내 집 장만을 했고, 세종시는 알면 알수록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승부를 한 번 걸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남들은 한번도 어렵다는 세종시 아파트 청약에 3번이나 당첨되니까 세종시에 뭔가 운명 같은게 느껴졌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면.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세종시 아파트 시장의 하락세가 1년 넘게 지속되는 중이다. 세종시는 재작년에 부동산 가격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급등한 여파도 있는데다, 올해는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의 이슈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겪는 가운데 세종시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현재는 끝이 어딘지 모를 하락에 대한 공포감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세종시는 올해와 내년의 분양물량과 입주물량, 주변 인프라 개선, 원자재값 인플레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을 볼 때 하락세의 종점에 거의 다 온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규제지역 해제나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해제 등의 이슈가 남아있긴 하지만 앞으로 추가적인 하락폭은 적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향후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단기간에 극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 지금은 바닥을 다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올해 겨울 이사철 성수기를 거치면서 거래량이 늘어나면 그 뒤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아무래도 손님들과의 오해나 마찰이 있을 때가 가장 힘들다. 예컨대 집이나 상가를 보여드릴 때 나름대로 꼼꼼히 살펴본다고 해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생길 때가 있다. 입주 후에 손님이 그런 부분을 확인해서 언급 할 때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더라도 전부 내 책임인거 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가끔 내가 나름대로 열심히 분석해서 판단한 예측이나 의견이 본인들의 이익과 상충된다고 배척당할 때도 심적으로 힘들다. 특히 세종시 아파트 청약제도와 관련해 공무원 특별공급 물량 폐지 관련 이슈와 전국단위 청약을 당해지역 청약으로 바꾸자고 하는 의견에 반대했을 때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다보면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말과 내가 알고 있는 정보나 지식에 괴리가 있을 때 어떻게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많다."

-보람을 느낄 때는.

"손님들께 일을 정확하고 깔끔하게 진행한다는 칭찬을 들을 때 자부심을 크게 느낀다. 물건에 대한 설명 자료를 만들어서 보여드린다던지, 부동산 정책이나 조세제도, 시장상황의 변화에 맞춰서 상담을 해드려서 고객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거짓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중개수수료를 받을 때보다는 중개과정에서의 오해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진행이 어려워보이던 일을 처리할 때 보람을 더 크게 느낀다. 또 부동산 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작성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공동중개를 하는 다른 부동산에서 작성 방법이나 비결을 물어볼 때도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남들이 하기 힘들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할 때 뭔가 힘이 더 생기는 것 같다."

-마지막 하고 싶은 한마디.

"일반 사람들에게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은 아직까지도 전문직라기보다는 브로커로서의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대중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스스로 끊임없이 전문지식을 습득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년에 대학원 부동산학과에 입학해서 현재 석사논문을 쓰는 중이고, 내년부터는 박사학위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내 전문분야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지속해 손님들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신뢰감을 주는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물론 아이가 4명이나 되는 만큼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걸 마음껏 사주려면 돈도 많이 벌어야 한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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