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용의자 2명 검거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사진=연합뉴스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재근 기자] 21년간 대전지역 대표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던 이른바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그날의 진실이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1년 사건 발생 당시 대대적인 수사로 일부 용의자들이 체포됐으나,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돼 장기미제에 빠졌던 만큼 경찰의 범행 입증 과정도 주목된다.

2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2001년 대전 서구 국민은행 주차장에서 은행 직원 1명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을 빼앗아 달아난 용의자 A씨 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경찰에 검거된 이들은 정확한 체포 경위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사건 범행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유전자(DNA)가 용의자들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들은 이날 오후 2시 대전지방법원에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용의자 중 1명은 범행 일부 시인했으나, 다른 용의자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은 대전경찰이 사건발생 10년이 지난 2011년에도 장기미제 전담팀을 꾸려 대대적인 재수사에 나설 정도로 지역의 대표 미제사건 중 하나다.

이 사건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경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은행직원인 B(당시 45세, 과장) 씨는 현금수송차량에서 당일 운영자금으로 쓸 현금 6억원을 금고로 운반하고 있었다.

B 씨와 청원경찰 2명은 현금 3억원이 담긴 가방 2개를 수레에 싣고 이동 중이었는데, 갑자기 승용차 한 대가 이들 앞을 막아섰다.

복면을 쓰고 차에서 내린 괴한들은 B 씨에게 권총 실탄 4발을 발사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을 싣고 그대로 달아났다. 큰 부상을 입고 쓰러진 B씨는 병원을 이송됐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큰 파장을 몰고 온 이 사건은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

수사 과정에서 범행에 사용된 권총이 경찰이 사용하는 38구경임이 밝혀졌고, 당시 현역 군인 등 4명이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청원경찰 등의 진술을 토대로 20~30대 남성이란 정도만 추정했을 뿐 오랜 수사에도 진범을 찾지 못했다.

전담팀을 꾸려 사건을 추적해온 경찰이 21년 만에 DNA가 일치하는 용의자를 특정해 검거한 만큼 그날의 사건 진실이 어떻게 밝혀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대전경찰청은 내달 1일 이번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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