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도심 고밀·민관 공동개발 부진한 대전, 미국 성공사례서 배우자
<글 싣는 순서>
3 벌집 구조물, 고층 전망대…새 랜드마크로 도시경쟁력, 관광객↑
④ 폐철로를 공원으로…‘하이라인 파크’서 대전선 활용 답을 얻다
⑤ 새 상권 형성으로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도 견인
⑥ 도심 내 주택공급 성공 동력 된 뉴욕시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⑦ 도시 속 도시…주택공급은 물론 재개발 통한 도시재생까지
⑧ 뉴욕 성공사례서 그려본 대전 ‘도심 고밀·민관 공동개발’

나선형 계단 형태 도심 속 인공산 ‘베슬(Vessel)’
약 45m 높이의 청동색 개방형… 벌집 모양 ‘눈길’
기존 고층빌딩들과 구별되는 디자인, 관광객 몰려
2500개 계단 연결해 조성돼… 전망 공간 약 80개
허드슨야드 프로젝트 통해 등장한 전망대 ‘에지’
335미터 초고층 자랑… 세계에서 5번째로 높아
베슬 바로 옆 20허드슨야드 100층 ‘예약 필수’
일출 시간대 전경 장관… "세계의 전망 보는 듯"
이렇다 할 관광자원 부족한 대전, ‘노잼 도시’ 오명
이미 여러 랜드마크 보유한 뉴욕도 개발 노력 계속
랜드마크, 경제적 파급효과·도시 경쟁력 제고 이어져
단순한 부동산 공급 아닌 특색있는 랜드마크 필요

▲ 베슬 1층에서 하늘을 바라본 모습. 30허드슨야드 등 허드슨야드 초고층 건축물도 보인다. 사진=박현석 기자
▲ 20허드슨야드 3층 에지 전망대로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현석 기자
▲ 허드슨야드 한가운데 자리잡은 베슬. 2500개 계단이 얽히고설켜 마치 벌집을 연상시키는 높이 46m의 나선형 계단 구조물이다. 사진=박현석 기자
▲ 에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맨해튼 야경. 오른쪽으로 허드슨강이 보인다. 사진=박현석 기자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사실 미국 뉴욕 허드슨 야드에 솟은 신상 고층 빌딩들은 기존 고층빌딩과 비교해 외관상 크게 특별할 게 없다. 그럼에도 허드슨야드엔 매일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벌집 모양의 구조물인 ‘베슬(Vessel)’을 보기 위해서다. 나선형 계단 형태의 도심 속 인공산인 베슬은 새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면서 맨해튼 월스트리트나 타임스퀘어 등과 견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해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베슬뿐만 아니라 20 허드슨 야드 빌딩 100층에 위치한 신상 전망대 ‘에지(Edge)’ 역시 뉴욕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자리 잡아 새 스카이라인은 물론 핫플레이스로 조명받고 있다.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 개발이 아파트, 업무용 빌딩 등 단순 부동산 공급에 그치지 않고 새 랜드마크 조성을 통한 도시경쟁력을 한차례 더 확장시킨 사례로 주목받는 이유다.

◆45미터 2500개 계단, 뉴욕의 에펠탑 ‘베슬’

지난 7월 13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하이라인파크를 따라 북쪽으로 걷다 보니 허드슨야드가 나타났다.

현장에 도착하면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상징 조형물인 베슬이었다.

약 45m 높이의 청동색 개방형 건축물로 멀리서 보면 벌집처럼 생겼다.

허드슨야드의 초고층 빌딩 가운데서 전혀 밀리지 않고 웅장한 위엄을 돋보였다.

이 베슬을 배경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기념사진 찍기에 바빴다.

2500개 계단을 연결해 만든 베슬은 약 80개 전망 공간에서 뉴욕과 허드슨강 전경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아쉽게도 베슬의 전망대로 올라갈 수 없었다. 개장 이후 4번의 극단적 사고가 발생하면서 잠정 폐쇄됐기 때문이다.

허드슨야드 개발사이자 베슬 운영사인 릴레이티드 관계자 쥬니스는 "언제 다시 개장할지는 기약이 없다. 계속해서 사고가 발생해 안전난간 설치 권고가 있었지만 이 조형물을 건축한 디자이너가 외형이 변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대신 안전관리요원이 구조물 위에 상주하면서 만일을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객들은 베슬 1층을 구경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1층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장관이다. 둥그런 구릿빛 나선형 계단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허드슨야드 고층빌딩 꼭대기도 감상할 수 있다.

◆100층 335미터 높이…미국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에지’

마천루로 유명한 미국 맨해튼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록펠러 타워의 ‘탑오브더락’, 원월드트레이트센터 등 여러 전망대가 즐비하다.

이런 전망대들 가운데 2020년 3월 허드슨야드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 등장한 에지 전망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해 뉴욕 전망대를 ‘전망’하는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335미터의 초고층에 위치한 에지는 맨해튼, 미국을 넘어 서반구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전망대다.

베슬 바로 옆 20 허드슨야드 100층에 위치한 에지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당일 입장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20허드슨야드 빌딩을 들어가 3층 전망대 입구서부터 전망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약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전망대에 도착한 순간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뉴욕의 전망이 아찔하게 펼쳐졌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이 전망대에선 아래로 내다볼 정도로 높다.

때마침 일출이 시작되면서 뉘엿 뉘엿 넘어가는 석양이 마치 주황색 물감이 돼 허드슨 강과 맨해튼 일대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로 그리고 있었다.

한 여름 오후 8시~8시반이 일출 시간대로 7시에 이곳에 입장하면 주경부터 일몰,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어 이 시간대 가장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고 전망대 관계자가 귀띔했다.

전망대 한편은 바닥이 강화유리로 돼 있어 하늘에 떠 있는 한 색다른 경험도 느낄 수 있었다. 유리 바닥을 통해 발 밑으로 보이는 맨해튼 시내의 모습은 마치 구름 위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호세 리라(52·칠레)씨는 "내가 경험한 전망대 중 가장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맨해튼의 전망이 아닌 세계의 전망을 조망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관광객 끌어들인 인공산, 전망대…랜드마크 없는 대전에도 시사점 안겨

대표적인 명소인 베슬과 에지를 품은 허드슨야드는 뉴요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로 365일 붐비고 있다.

릴레이티드사 관계자는 "베슬이 개장한 당시만 해도 입장을 위한 사전예약이 3개월 전에 마감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며 "이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관광객들이 줄었지만 최근 코로나 정점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이제 허드슨야드도 하나의 관광코스가 된 셈이다.

허드슨야드 개발이 단순 부동산 공급이 아닌 새로운 도시공간을 창출한 프로젝트로 조명받고 있는 이유다.

이미 자유의 여신상, 센트럴 파크, 타임스퀘어 등 여러 랜드마크를 보유한 뉴욕이란 도시가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랜드마크가 부족한 대전에 시사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부족한 대전은 ‘노잼 도시’란 오명을 받고 있는 상황.

랜드마크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더해 도시 경쟁력 제고로도 이어지는 만큼 새로운 관광자원과 랜드마크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때문에 향후 대전 공영개발에 있어서 단순한 부동산 공급 위주의 개발이 아닌, 특색있는 랜드마크 건립도 염두에 둘 부분이다.

크기와 높이에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베슬의 사례처럼 크지 않지만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시선과 발길을 끌수 있다면. 이런 가운데 대전의 모태산인 보문산 관광개발과 전망대 건립도 최근 시동이 다시 걸리면서 시민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뉴욕=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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