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지난 8월 초 가오근린공원 물놀이장이 개장함에 따라 운영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방문한 적이 있었다. 점검을 마치고 이동하려던 차에 한 학부모가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며 필자를 붙잡은 적이 있다.

구청장이 되면서 구민의 사소한 의견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에 바쁜 일정임에도 구민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나를 붙잡은 학무모의 말은 이러했다. 천동 지역 아이들이 초등학교 졸업 후 인근에 진학할 중학교가 없어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중학교 진학 문제로 동구를 떠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천동에는 활발한 도시개발로 천동1구역과 천동2구역에 2,669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또, 천동3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3,463세대의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모두 합하면 6,132세대, 세대당 인구가 2.5명이라 가정하면 무려 1만 5,330명이나 된다.

그러나 걸어 다닐 중학교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을 어떤 학부모가 이해할 수 있을까? 바로 천동중학교 신설이 필요한 이유이다. 비단 천동중학교는 단순한 중학교 신설의 문제가 아니다. 대전 발전의 중심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기 시작한 동서격차의 문제이다.

동서격차는 도시개발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예술 생활체육 등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됐다. 이로 인해 동구는 최근 인구감소 관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인구유출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앞으로 민선 8기는 변화와 혁신을 기조로 벌어진 교육격차를 해소해 동구를 살고 싶은 매력적인 곳으로 새롭게 바꾸고자 진심을 가지고 노력하고자 한다.

먼저, 천동중학교의 신설 지원에 행정력과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할 계획이다. 천동중신설추진위원회와 협력해 동구민 서명부를 작성하는 등 지역주민의 여론을 형성해 신설 당위성을 홍보하고 대전시교육청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협의를 진행함과 더불어 교육정책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 건의할 계획이다.

또, 국제화센터의 재개관을 추진해 양질의 영어교육 제공 및 동·서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 현재 가오동의 생활문화센터를 국제화센터로 전환 및 재개관하는 한편 시와 긴밀히 협조해 제2국제화센터를 동구 북부권에 유치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저렴한 비용의 영어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외에도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독서를 통해 일상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북카페형 작은도서관을 전체 16개 동에 조성해 1동 1도서관 시대를 열것이며 육아지종합지원센터와 과학도서관을 유치하고자 한다.대한민국에서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기원전이나 2200여 년이 지난 지금이나 교육은 살 곳을 정하는 중요한 기준인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교육 때문에 구민들이 떠나지 않도록 그리고 동구를 교육 때문에 이사 오고 싶은 곳으로 새롭게 바꾸고자 한다. 교육에 진심인 곳, 바로 동구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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