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어려워 성장장애 발생 가능성
비만이거나 천식 등 있으면 나타나
수면다원검사 실시해 원인 파악
편도·아데노이드 수술 통해 치료

단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유신혁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정상 소아 중 10~1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3~5세의 소아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자면서 숨이 멎는 증상은 숙면하기 힘들게 만들고 깊은 잠을 방해하기 때문에 소아에게 성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수면무호흡증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코골이인데,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히 코를 골기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코골이가 있는 사람 중 많은 수가 수면무호흡을 동반한다. 전신에 걸쳐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는 소아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유신혁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아이에게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나?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특징적으로 주간 증상과 야간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주간 증상으로는 구강호흡, 코막힘, 식이장애, 두통 등이 있으며 학습장애와 행동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야간 증상으로는 코골이, 수면 중 무호흡, 뒤척임, 호흡 시 흉부와 복부의 엇갈린 움직임, 야뇨증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보일 때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리 아이의 수면무호흡증, 왜 생기는 건가?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는 우선 비만이 있다. 비만도가 증가하면 상기도 지방과 목의 피하지방이 증가해 상기도 내경이 좁아져 폐쇄 증상이 더 심해진다. 또 편도 및 아데노이드는 12세까지 지속해서 커지는데, 이 역시 상기도 폐쇄의 원인이 된다. 이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 전 소아에서 수면무호흡증이 자주 발생한다. 이외에 알레르기 비염, 천식, 다운증후군, 안면부 형성부전, 뇌성마비 등도 우리 아이의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성인과 어떤 차이가 있나?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 폐쇄에 의한 수면 중 호흡장애라는 측면에서 성인과 유사하나 원인, 임상양상, 치료에서 차이를 보인다. 원인으로는 두개골 기형, 조산, 비만,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있으며 주로 비인강과 구개후방이 폐쇄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치료에서도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두개안면 수술, 양압기 등이 있으며 성인에 비해 높은 치료 성공률을 갖는 차이점이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어떻게 진단하나?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질환 국제 분류집 3판에 따라 코골이, 수면 중 무호흡, 주간 졸림, 과잉행동증, 행동장애, 학습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 한 가지 이상 있다.

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저호흡지수가 1 이상이거나 폐쇄성저환기증이 코골이, 흡기비강압력파형의 평탄화, 역설적흉복부호흡 중 하나 이상과 연관된 경우에 진단한다. 소아에서도 임상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권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아에게 검사를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을 하기 전 수술 자체의 위험성이 큰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비만, 다운증후군, 머리 얼굴이상, 신경근육장애), 수술의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편도 및 상기도의 해부학적 구조 이상과 수면 호흡장애의 정도가 불일치하는 경우, 수술 치료 전후 보호자가 객관적인 정보를 강력히 원할 때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다.

▲어떤 치료를 하게 되나?

주로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을 하게 된다. 소아는 어른보다 목구멍(숨길)의 공간은 작은데 편도/아데노이드와 같은 임파 조직은 성인보다 소아에서 더 크기 때문에 편도/아데노이드를 제거하면 그만큼 숨길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진찰상에서 편도/아데노이드 크기가 크지 않으면 섣부른 수술보다는 수면다원검사 등 다른 원인에 대해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편도 수술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

편도를 절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편도를 감싸는 캡슐을 포함해 편도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과 편도 일부분을 남기고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잦은 편도선염이 없고 코골이/수면무호흡으로 제거하는 경우에는 편도 일부분을 남기고 제거해도 충분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말하는 피타(PITA) 수술이 바로 그것이며 수술 후 통증이 비교적 적어 원활한 식이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아데노이드는 구조와 위치상 전체를 제거할 수는 없으며 일부를 엷게 남기고 제거하게 된다.

▲수술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주의사항은 무엇인가?

여느 수술과 마찬가지로 편도수술에도 매우 낮은 빈도이지만 수술 후 출혈의 위험성이 있다. 가급적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2주 이내에는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토록 하고 거칠거나 질긴 음식은 피하며 과도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출혈이 발생하면 출혈량이 문제라기보다는 출혈이 기도로 넘어가 호흡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출혈이 발생하면 즉시 수술한 병원을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신혁 교수는 "진료를 보러 오는 많은 수의 수면무호흡 환자 보호자들이 편도/아데노이드 수술 및 전신마취의 합병증을 걱정해 수술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물론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에서 합병증이 낮은 빈도로 발생하긴 하지만 수술함으로써 환아들이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최근에는 수술 후 통증과 출혈 등의 합병증을 최소로 하는 PITA 수술법 등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며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경우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의학상식 YES or NO]

Q1. 아이에게서 입 냄새가 심하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YES라고 보는 것이 좋겠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입 냄새가 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호흡하기 위해 막힌 코 대신 입을 벌리고 자기 때문이다. 구강호흡은 구강이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에 세균이 침투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물론, 입 냄새가 수면무호흡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입 냄새는 입으로 숨을 쉬면서 나타나는 부차적인 증상이고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거나 집중력 장애, 성장 장애 등이 있다.

Q2. 소아시기에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청소년기에 고혈압을 겪을 위험성이 높아진다?

Yes! 소아 수면무호흡 환자에서 고혈압이 유발된다는 보고들이 많이 있고 심장이 커지는 좌심실 비대나 교감신경장애 등과 같은 여러 심혈관계 합병증이 보고됐다.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유신혁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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