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배재대학교 아트앤웹툰학과 회화 교수

이른 새벽 눈을 떴다. 짧은 시간 이였지만 깊이 잠들었었나 보다.

잠들었다가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일어나면 기분까지 좋아진다.

나이 들수록 잠을 잘 수 있고 잠을 깊게 잘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임을 느낀다.

그런가 하면 내가 누리는 자유와 고독이 소중하게 와 닿을 수 있는 지금도 고맙고 소중하다.

무수한 사람을 타고 식지 않은 온기를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혼자만의 심연의 세계로 빠져들기에 편한 시간,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너무 많아서 때론 내일을 맞이하기가 두려워 잠을 청하지 않을 때도 내게 행복한 삶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생각한다.

시간은 변함없이 나를 가두지만 새벽에 잠을 깬 나는 다시 잠을 청하기 어렵다. 애꿎은 TV 모니터 화면만 바라보다 TV 불빛에 잠은 다시 깨어난다.

그러고 보면 나는, 잡기가 없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마음이 맞지 않은 사람과는 힘들다. 억지로 하는 일은 싫어하고 고독을 자처하지만 참고 견디는 것도 힘들다.

누구나 비슷한 일들 같지만 정도 차이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는 각자의 특징들이 내게는 어떤 결과로 귀결될 것인가를 생각한다.

그림을 하는 나는 미술계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은데 이상하게 마음이 힘들어진다. 이 시대의 화단 구조는 모든 방면에서 너무 방대해 졌고, 작가들도 많아졌고, 그림 또한 너무 많다.

시장의 구조는 천편일률적이고 사업의 수단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이 또한 사회 흐름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계속해 가야 하기에 흔들림 없이 그림을 그려가야 한다.

그래서 나만의 방법으로 생각의 집을 매일 짖는다.

연필과 스케치북만 있으면 행복한 놀이가 되어주니 생각의 집은 그림으로 풀어낼 수 있다. 생각의 집을 짓다 보면 너무 많은 생각들로 복잡해지지만 변함없는 생각은 단순한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세상에서 가장 단순하고 간단한 본질만 존재하는 미술관을 지어보는 게 지금의 나의 꿈이다. 어쩌면 때가 된 것 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단 한 번 뿐인 최후의 노력을 기울여 내 삶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서 실행 가능한 꿈을 꾸고 존재 가치를 굳건하게 다져가야겠다. 늘~ 생각의 집은 미술관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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