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공약 레이크파크 "용역 철회"… 주무부서선 "중단 없다" 혼선
무예마스터십 등 전임자 흔적 지우기 시동… 지원 중단 여부 지켜봐야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전임 이시종 지방정부와 사실상 ‘절연(絶緣)’을 선언했다. 무예마스터십과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표출한 것이다. 하지만 무예마스터십 등의 지원 중단 여부는 지켜볼 대목으로 보인다.

최근 김 지사가 1호 결재한 레이크파크와 관련해 용역 중단 의사를 밝혔음에도 실무부서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하는 등 도청 내 오락가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대표공약인 양육수당 지급 여부를 둘러싼 혼선 역시 ‘김영환호’(號)가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25일 충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이시종 전 지사가 치적으로 꼽는 무예마스터십과 관련해 "오늘부터 도의 예산과 지원을 중단하겠다"며 "도민의 공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예마스터십을 충북도가 중심이 돼서 이끌어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폐지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 지사는 이 전 지사 시절 시작된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 대해 "왜 중국인 유학생 축제에 8억원이 들어가는지 납득이 안 간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 지사가 일단 ‘칼’을 뽑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집권기였던 민선 5·6·7기 이시종 지방정부의 대표 사업을 도려 내고 ‘김영환호’(號)가 ‘마이웨이’(My Way)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지사의 결연(?)한 입장과 전혀 다른 도청 내 시각이 상존함에 따라 무예마스터십 등의 최종 운명은 ‘안갯속’으로 전망된다. 앞뒤가 맞지 않는 대표적인 ‘실례’(實例)는 레이크파크 계획안이다. 주무부서장인 김선희 충북도 관광항공과장은 이날 "김영환 지사가 페이스북에 적은 글은 공무원들이 더 뛰어야 한다는 취지"라며 "연구용역을 10월 발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가 페이스북에 용역 10억 프로젝트 결재를 철회하겠다고 쓰지 않았느냐’고 하자 "용역 중단은 없다"고 재차 말했다.

반면 김태수 충북도 정무보좌관은 "지사가 오늘(25일) 확대간부회에서 레이크파크 용역과 관련해 보류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도청 내부에서 조차 상당한 의견 혼선이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결재를 번복해야겠다"며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용역 10억 프로젝트를 물려달라고 국장께 부탁을 해야겠다"고 적은 바 있다.

앞서 김 지사는 월 100만원 양육수당 공약과 관련해서도 ‘왔다리 갔다리’ 행보를 보여 빈축을 산 바 있다.

김 지사가 무예마스터십 등의 지원 중단 선언을 선언했지만 도청의 여러 혼선 상황을 보면 아직 폐지로 기울었다고 섣불리 판단할 시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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