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옥배 공주문화재단 대표·공주문예회관 관장

최근 10여년간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이 트렌드처럼 이루어졌다. 성과를 낸 곳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만족치못한 성과를 낸 곳은 수행과정상 문제인 것을 도시재생 자체를 문제삼기도 한다. 모든 곳이 재생의 대상이 아닌데, 그것을 구별못하여 실패한 곳도 있다. 도시재생을 왜 해야하는가? 어떤 곳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자.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도시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최초에는 아무 것도 없는 한 황무지에 일부 사람이 모여 정착한다. 소수의 정착민은 그곳을 개간하여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켰고, 그 소문이 펴져 외지에서 그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이제 그곳은 다수의 사람들로 인하여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곧 마을(도시)이 형성된 것이다. 이제 무명의 황무지였던 그곳은 이름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 공동체의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이 지어졌고, 그곳은 외부에 그 이름으로불려지게 되었다. 바로 한 공동체, 지역, 도시(마을)가 형성되는 과정이다. 그렇게 형성된 도시에는 경제적, 문화적, 교통적 중심이 되는 곳이 있다. 바로 그 도시가 처음 형성되는 출발지역으로, ‘도심’(都心)이라 부른다. 도심은 지리적으로 대부분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다. 도시를 움직이는 중추기관과 시설이 운집한 곳이며, 시민의 접근성과 지리적 환경이 좋은 장소이다.

이제 형성된 도시는 공동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점점 팽창하게 되고, 지역의 규모는 확장되게 된다. 그 도심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외곽지역에 새로운 도심을 형성하게 된다. 그곳으로 도시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활동의 중심이 옮겨가게 된다. 곧 새로운 도심, 신도심(新都心)이 형성되게 된다. 새로운 도심은 블랙홀이 되어 기존 도심인구의 이탈을 촉진하고, 기존 도심은 공동화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도시생태학적 관점에서 볼 때 도심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우세지역에 해당하며, 비도심지역의 퇴조를 지배한다. 기능적 측면에서는 한 도시 내에 형성된 최상위 중심기능이 집적한 곳이다. 도시는 생태계처럼 도시 발전의 무게 중심이 끊임없이 이동한다고 말한다. 도시의 활성화에 따라 끊임없이 신도심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하여 원래의 도심은 가졌던 매력을 상실하고, 공동화되는 현상이 나타나, 낡고 활력을 잃은 구도심(舊都心)이 되는 것이다. 이후 신도심과 구도심은 대비의 개념이 되었다. 그럼 다시 생각해 보자. 과연 원래의 도심이 낡고 버려진 구도심일까?

기존 도심은 초기 도시발전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한 지역으로, 오랫동안 도시가 형성되어오면서 축적된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지니며, 양호한 접근성,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한 곳이다. 도시가 형성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최초의 도심지 역할을 하였던 지역으로, 다른 도심이 생겨나기 전부터 형성되었던 도심의 ‘오래된 중심부분’인 것이다. 따라서 신도심의 반대인 낡고 버려진 의미의 구도심이 아닌 ‘원도심’(原都心)인 것이다. 원도심은 과거 도시경제의 거점이었으며 기능이 활성화될 경우 도시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시생태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화를 비롯해 지역성의 균형발전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도심 간의 균형발전을 이룸으로써 도시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왜 원도심과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그것은 오늘날 그 도시의 문화적, 역사성, 사회적 도시정체성 형성과정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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