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3월 소비액 2조8010억… 코로나 이후 최대치
배달문화 확산 등 영향 대형마트·음식점 이용은 감소
치솟는 물가에 외식·생필품 쇼핑 자제 분위기 이어질듯

충청권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이후 충청권 지역민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음식점과 대형마트 등은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보면 충청권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올해 3월 기준 2조 8010억 9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은 2조 6347억 1800만원으로, 1년 새 1663억 7600만원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대전 7932억 7600만원→8332억 8200만원 △충남도 1조 1475억 2100만원→1조 2267억 6100만원 △충북도 6939억 2100만원→7410억 5100만원 등이다.

앞서 ‘위드코로나’ 기류가 흘러나왔던 지난해 3분기부터 충청권 지역민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전은 지난해 9월 추석 명절을 기점으로 8000억원대 선을 회복한 이후, 신용카드 사용액이 예년 수준을 되찾았다.

매해 1월보다 2월에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 폭이 꺾이는 점을 감안해도 1년 새 지역 소비 회복세가 뚜렷한 상황.

3개 시·도 가운데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가장 많은 충남도 역시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동안 계속해서 1조 2000억원 대 사용액을 올리고 있다.

충북의 경우에도 지난해 5월 신용카드 사용액이 기존 6000억원 선에서 7375억 3000만원으로 뛰어오른 이후 계속해서 높은 사용액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나온 코로나 엔데믹 가능성과 지역민들의 일상 회복 기대감이 더해져 일부 소비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코로나 사태 2년 동안 큰 타격을 입은 음식점과 대형마트 등은 차츰 제자리를 찾는 듯하다가 다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대전지역 음식점 신용카드 총 사용액은 2020년 3월 1039억 8200만원에서 이듬해 1048억 4700만원으로 늘었다가 올해 3월 933억 15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충남과 충북 음식점 신용카드 사용액은 각각 지난해 1847억 8400만원→올해 1843억 7500만원, 1112억 6000만원→1106억 8600만원으로 1년 새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외식이 줄고 배달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는 등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형마트·유통전문점은 같은 기간 667억 8400만원→700억 1900만원→653억 7700만원으로 코로나 초기 수준보다 낮은 사용액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시중에 풀린 현금성 지원과 제로금리 등의 후폭풍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시작되자 지역민들의 체감 물가와 가까운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은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0.50%로 낮춘 이후 지난해 7월까지 동결을 이어가다가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추가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치솟는 물가 상승기 속에서 외식, 생활 품목 쇼핑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세지면서 한은이 이번 주 중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0% 올리는 것)을 실행한다면 물가를 잡는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되겠지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는 여전한 변수”라며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계속 높아지면 대출 이자 부담에 생활비까지 더해져 당분간은 지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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