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충청투데이 공동캠페인-충남형 학교공간혁신 감성 꿈틀사업] 홍성 홍주중학교
2학년 구성 TF, 학생들 의견 수렴
쉼·놀이 결합 공간·멀티공간 구상
‘상상의 나래 펼치라는 뜻’ 혜윰실
드론·목공·코딩 등 공작 수업 가능
인기 최고 육각형 벌집 모양 소파
삼삼오오 모여 얘기하고 책 읽어
스포츠 위한 VR 장비 설치 예정
가야금 등 자유학년제 활동 진행
교직원 회의·학부모 행사 문제 無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학교공간혁신은 미래교육에 대응한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기존에 분절적으로 이뤄지던 학교 시설 공사를 교실 또는 영역 단위로 통합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 학생이 직접 학교공간 설계 작업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적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역량을 향상하는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충남교육청은 ‘감성꿈틀’이란 이름으로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19~2022년 4년간 100개 학교에 480억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지난해엔 33개교가 영역단위 감성꿈틀 사업 대상에 선정돼 탈바꿈을 마치고 올해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으로 학생을 맞이하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그중 14개교를 선정해 충남에서 학교공간혁신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창의성을 틔울 교육공간을 꿈꾸다
홍주중학교(이하 홍주중)는 충남 홍성군 홍성읍에 위치한 51년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사립 남자 중학교다. 홍주중은 ‘꿈을 위해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라는 비전을 가지고 교육 공동체 모두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과 간 ‘융합교육’을 활성화하고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다양한 교과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업 공간과 스마트 학습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학생들의 창의성과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홍주중은 2021 영역단위 감성꿈틀 사업 분야 중 상상이룸공작실 및 학습공간 조상 분양에 신청해 선정됐다.
◆학교의 주인, 학생과 교사가 원하는 공간을 묻다
홍주중은 감성꿈틀 사업 신청 당시 교내 유휴공간을 사업 장소로 신청했으나, 담당 리더촉진자와 협의를 통해 198㎡ 크기의 다른 교실을 공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또 해당 교실과 이어진 계단도 함께 재구성하기로 했다.
감성꿈틀 사업의 핵심은 학생과 교사의 의견을 공간 재구성을 위한 설계 작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홍주중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학년으로 TF팀을 구성했고, 5차례에 걸쳐 사용자 참여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공사가 진행될 공간을 둘러보고 기술촉진자로 선정된 건축사와 의견을 나누며 자신이 원하는 교내 공간이 무엇인지 돌아봤다.
그 결과 쉼과 놀이가 결합된 공간을 원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게임, 스포츠(볼링, 클라이밍), 독서 등을 즐기며 대화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바라는 것이다.
교사들은 참여수업 과정을 통해 학교공간혁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미래교수·학습 방법을 계획하고 그에 맞는 공간을 구상했다.
교과마다 교수·학습 방법의 유형은 달랐지만, 수업 계획에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교사들은 학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다양한 활동이 복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멀티공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스마트 학습기기를 활용하는 수업 공간, 한 학년 전체가 모여 공연,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큰 공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홍주중은 참여수업을 통해 모은 학생과 교사의 여러 의견을 토대로 융합수업 및 쉼과 놀이가 결합한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공간의 분위기는 보편적인 학교의 느낌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아늑한 카페 같은 느낌이 되도록 조성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생각이 자라나는 공간 ‘혜윰실’
홍주중은 감성꿈틀 사업으로 조성한 새 학교 공간을 ‘혜윰실’이라고 지었다. 혜윰실은 ‘생각’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홍주중은 해당 공간에서 학생들이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라는 의미에서 이같은 이름을 지었다. 혜윰실은 성격에 따라 수업, 쉼, 독서 등 3개의 테마로 나뉜다.
먼저 홍주중은 혜윰실의 4분의3 정도를 학생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수업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교과 간 융합수업이 가능하며, 노트북, 태블릿, PC 등이 구비돼 있어 스마트 수업을 진행하기 용이하다. 드론, 목공, 코딩 등 다양한 상상이룸공작 수업도 이뤄지고 있다. 자유학년제 활동인 가야금, 실내악, 체육, 연극 등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혜윰실은 휴식 공간의 기능도 하고 있다. 홍주중은 혜윰실에 원목으로 만든 육각형 벌집 모양의 소파를 설치했다. 학생들은 벌집 소파가 있는 이 공간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면 모여 삼삼오오 수다도 떨고 장난도 치며 쉼을 즐기고 있다. 또 독서 및 자기주도적 학습 공간으로 활용되는 혜윰실이다. 홍주중은 참여수업 당시 학생과 교사 모두 책을 읽고 개인 공부도 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한 점을 감안해 이를 공간에 반영했다. 창문 아래에 긴 책상을 설치해 학생들이 바깥 풍경을 보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여기에 혜윰실인 수업 이외에 교직원 회의, 학부모 행사 등 다각도의 용도로 쓰이고 있다. 앞으로 홍주중은 혜윰실에 가상현실(VR) 장비를 설치할 예정이라 이를 활용한 스포츠 활동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책, 휴대용 마이크, 보드게임 등도 구비해 학생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인테리어는 노출 콘크리트로 천장을 마감한 후 스크린 루버를 설치해 개방감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살렸다. 혜윰실 내 수업 공간과 쉼 공간의 구분을 위해서는 기둥과 기둥 사이에 폴딩도어를 설치했다. 수업이 진행될 때는 폴딩도어를 닫아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다. 추가로 학생들이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전열교환기도 갖추고 있는 혜윰실이다.
◆매일 기다려지는 학교
지난 1월 공사에 착수해 2월 말 완공된 혜윰실은 개학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개방됐다.
지난해 사용자 참여수업에 참여했던 한 3학년 학생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한 공간이 탄생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다른 2학년 학생은 "친구들과 편히 쉬고 책도 읽으며 토의, 토론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매우 좋다"고 호평했다. 교사들은 대체로 교내 획일적인 공간에 있다가 혜윰실에 오면 카페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낀다고 호평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