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성열 증평군수
우수시책·성공사례 벤치마킹 잇따라
에듀팜 특구 승인 가장 특별한 기억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신념의 결과
형석고 서울대 합격생 배출 감동 순간
SOC 접근성 평가·웰빙지수 상위권
좌구산휴양랜드 조성 관광휴양도시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2회 전국 1위
홈페이지 ‘월요편지’로 허심탄회 소통
행복하고 안전한 도시 지속발전 기대

▲ 3선 마지막 임기를 얼마 안 남겨 놓은 홍성열 증평군수가 여유 가득하고 편안한 자세로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증평=김정기 기자

[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10년이 지나면 ‘상전벽해’가 된다. 강산이 변하는 시기를 훌쩍 넘긴 기간, 내리 3선에 성공하며 터줏대감으로 불린 홍성열 증평군수가 안방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다. 군민 덕분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마지막 인사도 "그동안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가는 게 도리"라고 했다. 청렴함이 묻어나는 그의 인상과 소박하고 검소한 그의 옷맵시에서 초선의 마음가짐이 엿보인다. "시원하고 가볍습니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마지막 소회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12년간의 소회는.

"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일했다. 특히 타 시·군·구 등 306개 기관 약 4400명이 군을 방문해 우수시책 및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견학할 정도로 선도 자치단체로 우뚝 섰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단합된 힘을 보여준 군민이 있어 가능했다. 공직자 여러분께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또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장을 맡아 72개의 군을 대표해 4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현장 목소리를 전달했다. 실제 반영된 부분도 있다. 작은 군에서 국정운영에도 참여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 저를 군수로 뽑아준 것은 살기 좋은 증평을 꼭 만들어 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표현한 것이기에 지혜를 모았다. 국회, 중앙부처 등을 수시로 찾아 많은 활동을 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가장 손꼽는 것이 에듀팜 특구 승인이다. 기재부 예비타당성 검토에서 B/C가 기준치 이하로 나와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절망에 빠졌지만,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노력으로 사업계획을 변경·신청했다. 하지만 KDI 1차에서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당시 KDI 측으로부터 ‘뭘 더 기대하고 또 예타신청을 했느냐’라는 핀잔을 들었다. 여러 번 찾아가 설득하고 사정한 끝에 통과했다. 눈물이 날 만큼 감동이었다. 두 번째는 형석고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을 때였다. 형석고는 청주에서 50%, 증평에서 50%의 학생 구성 비율로 돼 있다. 4년제 대학 진학률도 변변치 못했다. 군민장학회를 통해 고교 입학장학금, 우수대 장학금 지급, 유명 학원 입시지도 등을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 수도권 대학에 2명 합격한 데 이어 최근 3년간 2020년 19명, 2021년 18명, 2022년 21명이 입학했다."

-아쉬웠던 정책은.

"군민 숙원이었던 종합운동장을 지어 도민체전을 유치하고 싶었지만, 공정률이 30%다. 임기 중에 준공할 수 없다. 또 올해부터 2026년까지 복합문화예술회관도 건립한다. 공연장, 작은 영화관, 미니키즈카페 등을 갖춘 문화허브 시설로 주민을 맞이할 것이다. 많은 공을 들여 예산은 확보했으나, 착공도 못해 아쉬움이 크다."

-증평은 1읍·1면의 최소 행정 체제를 갖춘 초미니도시다. 자랑할 만한 성과는.

"우선,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생활 SOC 접근성 평가(2018) 충북 1위는 물론 전국 지자체 중 최상위를 기록했다. 또 살기 좋은 지역 커뮤니티 웰빙지수 평가(2021) 전국 4위, 안전지수 전국 3위(2019), 군민 행복도 도내 최고 등 군이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춘 가장 살기 좋은 삶터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좌구산휴양랜드와 에듀팜특구 관광단지 등을 조성해 관광휴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보강천 미루나무숲을 명소화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도심공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게다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도 전국 1위를 2회(2012·2016) 기록했다. 예산은 1409억원에서 2609억원으로, 인구는 2010년 3만 3129명에서 3만 7003명(지난달 말 기준)까지 늘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전국 군 단위 4위를 차지하며 군의 위상 또한 높였다. 이 밖에도 지방자치경영대전 5회, 균형발전 우수사례 7회,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9회 선정 등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환경부 주관 그린시티에 2회(2012·2016년) 선정되고 산림청 전국 6대 녹색도시(2016년)에도 뽑혔다."

-오랜 시간 군정을 돌보면서 느낀 증평의 매력은.

"산책하고 자전거 타고 스포츠를 즐기기 좋은 최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보강천의 생태하천을 복원하고 주변에 미루나무숲, 체육공원 등을 조성해 주민 여가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강천 미루나무숲길에서 예쁜 꽃을 보며 힐링하고, 자전거공원에서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다. 또 휴일이면 삼기저수지 둘레길을 산책하고 좌구산 출렁다리를 건너 산을 오르며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보강천·삼기천·좌구산 등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는 잘 정비돼 있고 괴산군, 청주시와 세종시를 잇는 100㎞ 오천 자전거길의 중심에 있어 자전거 여행객이 꼭 거쳐 가는 곳이다. 또한 지속적인 녹지확충 사업을 통해 증평 전역에 나무와 꽃을 심고 많은 공원을 만들어 생활 가까이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많다."

-다른 지자체에서 탐방을 올 정도로 균형발전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지방소멸의 해결을 보여주는 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증평을 변화시킨 요인은.

"국토 중심인 충북, 충북의 중심에 있어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요충지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보다 8년 늦은 2003년 8월 출범했다. 발전이 낙후된 지자체였다. 공무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전문성을 강화했다. 무엇보다 열악한 재정을 극복하기 위해 각종 공모사업을 통한 국·도비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중앙의 균형발전특별회계나 충북도의 지역균형발전 그리고 각종 생활 SOC 사업을 끌어와 발전의 밀알로 삼았다."

-‘공직자는 깨끗해야 당당할 수 있다’, ‘공직 풍토가 청렴해야 지역이 발전하고 자치 경쟁력 또한 높아질 수 있다’를 강조했다.

"임기 초부터 ‘섬기는 군정’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임했다. 감동이 살아 있는 행정과 신중한 결단 용기 있는 행동을 실천하려 했다. 이상과 원칙을 지키돼 현실에 바탕을 둔 유연성을 발휘하려고 했다. 미리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결과물을 만들어 도출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월요일마다 ‘월요편지’를 군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유와 내용은.

"군정을 끌어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그때그때 발생하는 현안, 업무, 기쁜 소식, 괴로운 심정, 고뇌, 국가를 위한 걱정 등을 주제로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심정으로 특별한 제약 없이 다뤘다. 이를 통해 서로 이해하는 원만한 행정을 추진 할 수 있었다. 2010년부터 2014까지 써놓은 월요편지 내용을 묶어서 책 ‘홍성열의 러브레터’을 출간했다.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는 증평문화회관을 꽉 메울 정도로 많은 분이 오셨다. 토크쇼, 시 낭송, 장애인 공연, 책에 실린 감동적 이야기 소개 등이 진행돼 매우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계획은.

"오랜 공직생활, 군의원 2선, 군수 3선 등 약 45년간을 지역을 위해 일해 왔다. 또 군수로 재직하는 동안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회장으로서 자치분권특별위원장도 맡아 일했고, 중앙정부의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동했기 때문에 인맥도 많이 형성돼 있고 신임도 받았다. 증평 발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이라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든 마다치 않고 노력하겠다."

- 끝으로 군민께 한 말씀.

"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탄생한 지 얼마 안 되는 작은 자치단체 증평군을 12년간 책임지고 일해 왔다는 것은 큰 영광이자, 보람이었다. 군이 행복하고 안전한 전국 최고의 살기 좋은 도시로 계속 발전되길 염원한다."

증평=김정기 기자 jay0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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