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식 신용보증기금 충청영업본부장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활동의 국제적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해 3월부터 유럽연합이 ESG 공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등 유럽,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ESG경영 확산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및 금융지주사, 공기업 등도 전 세계적 트렌드에 동참하기 위해 ESG를 핵심 경영기조로 내걸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성과는 매출액, 영업이익, 재무구조와 같은 경제적 관점 위주로 평가됐다.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시킨다거나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해도 GDP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면 우수한 기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1989년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엑손의 기름 유출, 1996년 나이키의 파키스탄 아동노동 착취 등 일련의 사건들은 기업 활동이 심각한 환경피해를 가져올 수 있고,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경종을 울렸다.

마침내 2006년 UN은 책임투자원칙(PRI)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투자사 1750개가 이 원칙에 서명했다.

이들은 점진적으로 ESG 투자를 확대하기로 합의했고, 서명 후 15년이 경과한 지난 2020년부터 환경을 파괴하거나 비윤리적인 기업에는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이 원칙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에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향후 5년간 추진할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과제 중 ‘성장지향형 산업전략 추진(17번, 산업자원통상부 소관)’,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 강화(18번,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소관)’, ‘과학적인 탄소중립 이행방안 마련으로 녹색경제 전환(86번, 환경부 소관)’ 등에 ESG 관련 정책이 포함돼 있다. 새 정부의 ESG 정책은 금융, 경영 지원을 통해 경제 전반에 ESG경영을 확산하고, 시장 중심의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장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ESG경영을 아직 도입하지 않은 대다수 중소기업으로의 확산을 위한 정책 지원도 예상된다.

신용보증기금은 그동안 기업 금융지원이라는 기관의 고유 업무와 연계해 ESG경영의 확산을 지원해 왔다.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녹색보증을 도입하고, 기업의 ESG경영 역량을 평가해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한도를 확대하고 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우대하고 있다. ESG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ESG경영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듯하다.

ESG경영을 아직 시작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관련 데이터 관리를 추진하는 등 계획을 수립해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시행하고 있는 ESG경영 역량 평가 보증은 중소기업의 ESG경영 역량 강화를 유도하고, 경제 생태계 전반에 ESG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제도다.

평가대상 기업을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구분해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부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ESG경영 역량이 우수한 기업에게는 보증한도 확대, 심사방법 및 전결권 우대 등 차등화 된 심사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이 보다 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은 적절한 지원을 통해 기업의 ESG경영 확산을 선도하고자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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