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창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디지털 대전환과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가운데 미래 경제는 단연 중소기업 성장과 창업·벤처 활성화에 있다. 새로운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이 경제의 중심에 서는 나라를 만든다는 비전과 정책과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예비 창업부터 글로벌 유니콘까지 완결형 벤처생태계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벤처 생태계 종합지수’를 발표했다. 2021년 창업·벤처 생태계 종합지수는 2010년 기준연도에 비해 약 3배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 11년 동안 꾸준한 양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지수, 투자지수, 정부지수 등 3개 지수 중 특히 투자지수가 생태계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는 7조 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8%, 벤처펀드 결성액은 9조 2000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신규 벤처투자가 급증함으로써 국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풍성한 자금을 공급하고, 이들 기업들은 혁신에 앞장서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유니콘 기업도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 말 기준으로 국내 유니콘기업은 두나무·당근마켓·컬리 등 7개사가 합류해 총 18개사가 됐다. 유니콘기업은 비상장기업으로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기업으로, 유니콘기업 수는 창업·벤처 생태계의 스케일업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 18개사는 국제 비교 시 주로 인용되는 ‘시비인사이츠(CB Insights)’ 등재 11개사와 중기부가 투자업계와 국내·외 언론 등을 통해 추가 파악한 7개사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시비인사이츠’ 기준으로는 미국 489개사, 중국 171개사 등에 이어 세계 10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유니콘기업 18개사가 모두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어 지방의 창업생태계 붕괴 우려와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벤처·스타트업 육성의 ‘돈줄’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탈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는 것이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전·세종지역에 유니콘 기업 탄생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일까?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스타트업파크, TIPS 타운 등 창업 인프라가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 보다 잘 갖추어 있어, 이러한 여건을 창업·벤처생태계에 잘 접목하면 보다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조를 한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기술창업과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활성화하고, 모태펀드 활용과 지역 금융·공공기관들의 펀드조성 동참을 통해 지역 벤처펀드 결성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역 유망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도록 산·학·연·관이 협력해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대기업, 벤처기업, 창업자, 투자자가 같은 시공간에서 교류·협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창업생태계 형성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이 지방에서도 자리 잡아 투자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파격적 인센티브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재와 자본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창업생태계도 지역 간 불균형 심화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이므로, 인재들이 수도권에 올라오지 않고도 자본 걱정 없이 지역에서 창업하고 성장해서 유니콘 기업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지역우선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혁신·벤처 스타트업은 ‘국가와 지역경제 성장 동력의 대안’으로 입증된 만큼, 과연 대전·세종지역에서 유니콘을 꿈꾸는 혁신적 창업가들을 어떤 당근으로 유혹할 것인가? 현장의 암묵적 물음에 지역 혁신주체들이 다 같이 고민하고 명시적 답을 찾아, 하루속히 ‘대전·세종형 유니콘 기업’이 탄생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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