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서원대학교 융복합대학 교수 (前 청주시기획행정실장)

선거가 끝났다. 당선되신 분들께 우선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면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한 공약이 달성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장밋빛 상상으로 머리가 복잡할 수도 있겠다. 후보 시절에 많은 공약을 내걸었고, 당선만 된다면 열과 성을 다해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상대 후보와 경쟁하며 유세하면서 내가 당선만 된다면 공약을 꼭 이루겠다는 약속을 시민과 하였고, 그것이 시민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공약을 실천하다 보면 여러 어려움이 생긴다. 예산 확보, 절차상의 문제 등은 물론 일부 주민의 반대도 있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아니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처음과 다른 상황과 타협하게 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자기 자신에게 굴복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나태해지고 주위의 유혹에 흔들리는 자신을 보게 된다. 잘해보려고 다짐했던 마음이 처음과 다르게 잊혀 가는 것이다. 그래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이를 현명하게 극복하는데 보탬이 되는 옛이야기가 있다. 당나라 시인 이백이 어렸을 때 일이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과가 나지 않자 포기하고 하산하던 도중에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한 노파를 보았다. "이렇게 큰 도끼가 바위에 간다고 바늘이 됩니까?" 노파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 중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바늘을 얻을 수 있지." 이에 이백은 큰 깨달음을 얻고 공부를 계속해 훌륭한 시인이 되었다고 한다.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 초심을 잃지 않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이야기다.

처음의 마음을 잃지만 않는다면, 큰 도끼에서도 언젠가는 바늘을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초심이 중요하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도 같은 뜻이다.

나이가 90에 가까운 우공이란 사람이 왕래를 힘들게 하는 두 산을 인력으로 파서 옮기려고 하자 여러 사람이 비웃었다. 그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자손 대대로 노력할 것을 다짐하자, 정성에 감동한 옥황상제가 산을 옮겨 주었다고 한다. 비록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한마음으로 꾸준히 하는 사람이 결국 어려운 일을 해낸다는 이야기다.

초심을 되새긴다는 것은 마음을 다진다는 것이다. 초심을 돌아보는 것은 일을 추진하는 동기부여가 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와 그 계획이 이루어졌을 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충전되고, 힘든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무슨 일을 하든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로 나서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을 돌이켜 보자. ‘내가 당선된다면 아무리 힘든 공약이라고 방법을 찾고, 반대하는 시민은 잘 설득해서 성과를 거두겠다.’라는 마음가짐, 자신의 입신양명보다 우리 마을, 우리 도시를 발전시키겠다는 처음의 마음가짐을 말이다. 취임 후 초심을 깊게 새기고 노력한다면 후회 없는 4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을 위한 봉사의 결과는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남을 것이다.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드리며, 여러분이 있어 행복해질 우리 도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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