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대 광산 활옥동굴, LED조형물· 투명보트
골목에 숨결을 불어넣는 관아골, 시장구경은 덤
8개 봉우리가 만든 수주팔봉, 차박성지로 주목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충청북도 북부에 위치한 ‘충주’가 새로운 힐링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충주 지역 곳곳에는 자연이 빚어내고 시간의 깊이가 더해진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이곳엔 버려진 폐광에 숨결을 불어넣은 ‘동굴’부터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시장 골목까지 다양하다.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충주는 빼어난 자연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활옥 동굴을 향하는 길목은 푸릇푸릇한 자연들이 반겨주고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동굴 내부는 거대한 예술의 공간 같다.

바위산과 출렁다리를 휘감고 있는 수주팔봉은 최근 차박의 성지로도 불리고 있다.

아이에겐 자연 속에서 색다른 재미를 연인과 친구에겐 감성을 선물하는 충주로 같이가유 팀이 다녀왔다.

활옥동굴 속 카약보트장. 아래에는 송어떼와 칠갑상어가 돌아다닌다. 사진=윤지수 기자
활옥동굴 속 카약보트장. 아래에는 송어떼와 칠갑상어가 돌아다닌다. 사진=윤지수 기자

◆동굴 속 작은 놀이공원 ‘활옥동굴’

활옥동굴은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고 있다.

충주와 제천, 단양을 걸치고 있는 충주호를 따라 올라오면 입구에서부터 서늘한 기운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활옥동굴은 국내 유일의 백옥·활석·활옥을 채광하던 광산이다.

약 100년의 시간이 흐른 활옥동굴은 길이 57㎞(비공식 87㎞), 지하 수직고 711m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한 때 이곳에는 인부 8000여명이 일할정도로 지역경제를 이끌었지만 중국산 활석의 저가에 밀려 채산성이 떨어지자 결국 문을 닫았다.

그 후 활옥동굴은 정비를 통해 2019년 동굴테마파크로 재탄생했다.

내부에는 18곳의 관람 및 체험코스를 마련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LED조명과 꽃, 동물 등 다양한 조형물이 더해져 캄캄한 동굴을 화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곳곳에는 광산의 역사와 흔적을 보여주고 있어 아이들 역사 교육으로도 제격이다.

현재 광산체험장 등 아이들을 위한 체험 활동이 준비 중이다.

동굴답게 제일 먼저 마주하는 건 광물을 위아래로 운반하는 ‘권양기’다.

권양기는 경사가 심하거나 수직으로 내려가는 강산 갱도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계 중 하나다.

당시 갱도를 짐작케 하는 150마력과 300마력 권양기를 비롯해 500마력의 대형 권양기가 보존돼 있다.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야광벽화 ⟁LED로 동굴 속을 재현해 놓은 빛의 공간 ⟁바닥에 펼쳐진 미디어 아트가 있다.

활옥동굴의 하이라이트는 ‘동굴 보트장’이다.

암반수가 고여진 호수에서 느끼는 투명 카약과 보트는 신비로움을 더한다.

투명한 보트 아래로는 하얀 송어떼와 칠갑상어가 호수 아래를 헤엄치고 다녀 스릴을 느끼게 해준다.

이외에도 동굴 내부에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접목한 와사비, 버섯 등을 재배하고 있다.

또 낮은 동굴 온도를 이용한 와인저장고 등 와인동굴로도 이용하고 있다.

올여름 활옥동굴에서 더위를 잊어보는 건 어떨까.

동굴 내부 온도는 11~15℃를 유지할 만큼 서늘해 겉옷은 필수다.

관아골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해 카페, 공방 등 골목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진은 세상상회. 사진=윤지수 기자
관아골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해 카페, 공방 등 골목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진은 세상상회. 사진=윤지수 기자

◆골목에 감성 한 스푼 ‘충주 관아골’

관아골은 과거 충주의 명동으로 불릴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이었지만 신시가지 개발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걸었다.

과거 관아골에는 주요 관공서들이 위치했으며 현재 관아공원에는 몇몇의 관아건물이 남아있다.

옛 관아건물들은 1870년 8월 화재로 소실되어 같은 해 10월 충주목사 조병로가 중건했다.

그 후 내부를 개조해 중원군 청사로 사용하다가 1983년 군청이 이전하면서 충주시에서 완전 해체하고 복원한 후 그 일대를 공원으로 꾸몄다.

관아공원을 걷다 보면 골목 사이사이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들이 있다.

최근 쇠락한 구도심에 숨결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충주 관아골 골목에도 이 같은 바람이 불고 있다.

이곳은 충주시의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청년들이 가게를 열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현재 7곳의 가게가 젊은이와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중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세상상회’다.

세상상회는 1945년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목조 건물과 한국인이 지은 구옥 두 동으로 이뤄졌다.

약 10년 간 방치된 빈집을 젊은 부부가 카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카페로 만든 곳으로 음료 외에도 엽서, 마그넷 등 충주를 알리는 굿즈를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패브릭 소품으로 만든 인형이 있는 인형 공방과 필름카메라와 사진이 더해진 공간까지 다양하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살았던 반선재. 사진=윤지수 기자

충주하면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충주에는 무려 자유, 무학, 공설, 풍물 4곳의 크기마저 큰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무학시장을 걷다 보면 어느새 조용한 집 한 채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전 UN사무총장 반기문이 살던 옛집 ‘반선재’가 반겨주고 있다.

반선재에는 ⟁꿈을 품다 ⟁세계를 두드리다 ⟁세계를 짊어지다라는 주제로 반기문 전 총장의 성장기부터 UN사무총장이 되기까지의 시간이 담겨있다.

특히 당시 손 때 묻은 물품과 자료는 물론 내부 모습까지 복원했다.

무학시장과 공설시장을 잇는 길목에는 순대만두 골목이 자리하고 있다.

다닥다닥 붙은 가게들 사이로 하얀 김을 내뿜는 감자만두가 명물이다.

갓 쪄낸 따끈한 감자만두는 일반 만두와 달리 감자피로 만들어 떡처럼 쫀득한 게 특징이다.

안에는 김칫소가 들어가 매콤해 느끼하지 않아 계속 집어먹게 된다.

충주 대표 과일 사과를 이용한 사과 빵도 인기다.

모양은 투박하지만 찹쌀 반죽 안에는 잘게 썬 사과와 건포도가 들어있어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충주 순대만두 골목에서 만난 감자만두. 감자피 속 매콤한 김치소가 일품이다. 사진=윤지수 기자

◆이곳이 지상낙원 ‘수주팔봉’

충주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그중 대표는 수주팔봉이다.

수주팔봉을 풀어쓰면 물 위에선 8개 봉우리를 말한다.

달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암봉은 송곳바위, 칼바위 등 이름도 제각각이다.

칼바위가 위치한 달천은 보은군, 청주시, 괴산군을 지나 충주시로 흘러내려온다.

수주팔봉에서 내려다 본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수주팔봉에서 내려다 본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갈라진 칼바위 사이에는 흔들거리는 출렁다리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출렁다리에서 보는 경관도 멋있지만 그중 제일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수주팔봉은 마을을 에워싸고 있어 한눈에 다 안 들어온다.

왼쪽부터 고개를 찬찬히 돌려가며 파노라마로 봐야 깎아지른 암봉들을 감상할 수 있다.

출렁다리 아래에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팔봉폭포가 거대한 물줄기를 내뿜고 있다.

출렁다리는 길이 50m, 폭 1.7m로 짧지만 이곳 중간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예술이다.

그 아름다움을 증명하듯 이곳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11월 위드 코로나와 함께 이달에 가볼 만한 곳'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주팔봉은 드라마 ‘빈센조’ 촬영지로 유명해진 후 최근 차박의 명소로 입소문을 탔다.

아쉽지만 현재 수주팔봉 야영지는 화장실과 진·출입로 추가 개설 등 시설 정비를 위해 오는 8월까지 문을 닫는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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