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대형 콘서트·뮤지컬 공연
티켓 예매 과열 양상… ‘암표 성행’
중고거래 사이트·SNS로 거래
온라인 암표거래 처벌 규정 없어

원가 15만 4000원인 임영웅 대전 콘서트 티켓이 5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중고거래 사이트 캡처화면.

[충청투데이 정민혜 기자] 대전에서 열리는 대형 공연들의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로 장기간 대형 공연이 열리지 못하면서 오랜만에 지역에서 열리는 콘서트 티켓 예매가 과열 양상을 넘어 불법행위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네이버 공연 알림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오는 7월까지 대전에서 개최 예정인 콘서트는 나훈아, 임영웅 콘서트를 비롯해 총 5개, 뮤지컬은 ‘지킬앤하이드’를 포함해 모두 3개다.

지난 12일 임영웅 전국투어 대전 티켓은 오픈과 함께 3회 전석 매진됐다.

4년 만에 대전에서 열리는 나훈아 콘서트 역시 티켓 오픈 3분 만에 모든 좌석이 완판됐다.

높은 콘서트 예매 열기를 입증하듯 중고거래사이트와 SNS 등엔 암표 거래 글들이 성행하고 있다.

임영웅 콘서트의 경우 VIP석 기준 15만 4000원인데 적게는 5만원의 웃돈을 받는 것부터 많게는 50만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나훈아 콘서트는 티켓팅 수고비까지 제시 받는 등 ‘부르는 게 값’이었다.

콘서트와 비교해 큰 웃돈 거래는 없었지만 뮤지컬도 암표 거래가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공연 시장은 암표 거래 성행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티켓 오픈 3분만에 좌석이 모두 완판된 대전 나훈아 콘서트. 예매사이트 캡처화면
티켓 오픈 3분만에 좌석이 모두 완판된 대전 나훈아 콘서트. 예매사이트 캡처화면

지역 공연 기획 관계자는 “일반 관람객들이 암표로 인해 공연 문화 진입이 오히려 어려워지면서 거리두기 해제 이후 그나마 늘고 있는 관객들 마저 떠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티켓 예매 사이트와 제작사 측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에도 불구 매크로 사용이나 암표 거래 증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전의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매크로 사용이 의심돼 제작사에 전달해 강제 취소 시킨 사례가 있었긴 했다”며 “하지만 모니터링을 해도 암표 거래를 다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을 통한 암표 거래에 명확한 처벌 규정 자체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프라인 암표 거래의 경우 현장 단속을 통해 경범죄로 처벌이 가능하나 온라인 상의 암표 거래의 처벌 규정은 따로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매크로를 통한 티켓 구입을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공연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암표에 대한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 아니겠냐”며 “암표 거래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웃돈을 주고 티켓을 구입하지 않는 시민의식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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