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석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주변에 전기차를 구매 했다거나 구매 의사를 가진 이를 흔히 본다. 그만큼 친환경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자율 주행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결합하면서 친환경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실제 올해 3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친환경차는 125만대로 2019년 말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전체 등록 차량 100대 중 5대는 친환경차인 셈이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탄소 중립 정책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각국은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 및 연비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원책을 적극 실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높이기 위한 행정 명령을 내렸고, 유럽은 2025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내연 기관차 판매가 순차적으로 금지될 예정이다. 중국은 전기차 산업을 7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해 일찌감치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역시 관련 보조금을 지급하고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보급에 힘쓰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중 30%를 점유하며 해당 부문에서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회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한 가지 고무적인 일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동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기아 EV6가 유럽에서 호평을 받는 등 현대 자동차 그룹이 글로벌 판매량 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춘 신차종을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라 치열한 생존 경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도권을 계속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형 친환경차는 자동차 산업과 ICT산업을 융합한 첨단 기술의 결정체가 될 전망이다. 특히 배터리의 성능과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핵심 경쟁 요소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배터리 부문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나 전장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미래차 전환을 선도할 고급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부품 업체들의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현실에서 이들 기업의 구조 전환에서 적잖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전·충남지역에서 자동차 생산액은 24조원 가량으로 역내 3번째이며, 관련 부품업체도 600여 개에 달한다. 그만큼 대응이 늦어지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최근 충남도는 4300억원을 투입해 관련 기업의 구조 전환을 돕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관련 기존 인프라가 풍부하고 수도권에 인접하면서 수출 항만을 보유한 지리적 이점은 우리 지역이 미래의 친환경차 산업을 선점해 나가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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