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석(유권자)

올 임인년은 양대 선거를 품은 해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선거가 지난 3월에 있었고, 앞으로 20여일 후에는 우리 지역의 살림을 꾸려갈 대표를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있다.

이번 선거의 중심은 당연 유권자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중요성을 상기하고 아름다운 선거, 올바른 윤리 확립을 위해 ’유권자의 날’이 제정됐다.

지난 2012년 1월 17일 일부 개정된 ‘공직선거법 제6조 5항’에 따라 매년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유권자의 날부터 한 주간을 ‘유권자 주간’으로 지정했다.

그렇다면 ‘유권자’라는 본질은 어디서 그 맥을 찾을 수 있을까?

유권자의 의미를 되새겨볼 때 인권과 같은 맥락에서 흘러왔고 민주주의역사에서 오랜시간 많은 투쟁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1789년 프랑스대혁명과 영국의 차티스트운동 등 만인의 참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움직임을 필두로 1900년 초중반 서양에서 시작된 노동자, 여성의 선거권 인정은 보통선거의 밑거름이었다.

이 모든 것은 민주주의 역사에서 끊임없는 투쟁으로 얻어낸 값진 산물이다.

이 같은 해외의 큰 획은 국내 정치의식 형성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8년 5월 10일,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됐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국민이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 원칙 하에 민주적 절차를 행사한 역사적인 순간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

하지만 우리 정치구조를 면밀히 살펴보면 아직도 미흡한 점이 없잖아 있는 게 사실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가파른 경제성장 등 은 물론 문명과 기술 발전이 뒤를 따랐고, 불완전 속의 경제발전은 정치가 따라가기에 벅찼다.

일례로 새천년이 시작된 지난 2000년대 우리나라 투표율은 OECD회원국 중에서 하위권에 머물렀고, 정당 제도화와 분권화 수준 모두 저조했다.

하루가 다르게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효능감이 낮아 무관심해지는 것은 큰일이다.

물론 간혹 ‘뜨거운 감자’인 정치적 이슈나 과제가 떠올라 투표율이 소폭 상승했던 선거도 있었지만 이 같은 현상을 올바른 투표의식의 정착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투표하는 날이 다가오면 "나 하나쯤이야" 라는 소리는 어디서든 들려온다.

정치효능감은 둘째로 치더라도 투표에 참여함으로 인해 관심과 책임이 생기고 내가 뽑거나 뽑지 못한 이를 지켜보게 되고, 다음 투표에 좀 더 자신만의 잣대와 소신을 갖고 참여하게 되는 것, 이것이 이상적인 민주시민의 모습이자 사회가 발전하는 방향이지 않을까?

가정의 달인 5월 중에서도 10일 유권자의 날이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사이에 있다는 것이 묘한 웃음을 짓게 한다. 우리가 부모와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고 기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사회의 의미와 의무, 권리도 지나온 삶 속에서 기념하고 있던 셈이다. 민주주의의 중심에는 유권자가 있다.

다가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유권자 모두 소중한 선거권을 행사함으로써 진정한 주인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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