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옥 부여국유림관리소장

겨우내 움츠렸던 숲에 연초록 새잎이 돋아 생동감을 전해주며 곳곳에 피어난 각양각색의 꽃은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하지만 올해 겨울은 역대 최저의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봄의 시작과 함께 산불이라는 불청객이 함께 찾아왔다.

봄철에는 건조한 대기와 가을, 겨울을 동안 쌓인 낙엽, 강한 바람에 의해 작은 불씨만으로도 산불로 번진다. 강한 바람을 타고 이 곳 저 곳에 불씨가 옮겨붙어 순식간에 대형산불로 커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 봄철은 산불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으므로 산불 예방에 특히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100ha 이상의 숲을 태우는 대형산불이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봄에 발생한다.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에서는 1,757ha의 산림과 주택 401채를 태웠고, 2020년 4월 경북 안동에서는 1,944ha를 태웠으며, 올해 3월 울진에서는 2만여ha의 숲과 360여 채에 달하는 주택 및 시설을 태우는 대형산불이 발생해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러한 봄철 산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림청 부여국유림관리소 직원들은 초기 진화을 위해 주말없이 상황실을 지키고 산불진화인력과 진화장비를 배치하여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산불 위험이 높은 일몰 시간대 순찰을 통해 산불의 주요 원인인 소각행위를 단속하고 계도하는 등 산불 예방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예방 및 진화를 위한 노력이 무색하게 산불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건조한 낙엽의 마찰이나 번개에 의해 자연발화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작년 발생한 산불을 보자면 36.4%는 산을 즐기기 위해 찾은 입산객의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이며, 소각행위로 인한 산불은 13.8%, 담뱃불로 인한 산불은 8.9%를 차지하고 있어 대부분이 사소한 행동, 부주의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불법 취사, 소각행위 등으로 시작된 산불로 인해 소실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겐 일터이며 집이자 휴식처인 숲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입산 시 화기물을 가져가지 않고, 산림 인접지에서는 소각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예방 수칙을 개개인이 지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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