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원 청주시 세정과 세입팀장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개똥 대신 담배꽁초라면 어떨까? 담배꽁초는 우리 주변에 너무 흔하다. 길거리 어디 가나 널려 있는 게 보인다.

세계질병부담(The Global Burden of Diseases)에 의하면 2019년 기준으로 11억 3000만명의 흡연자가 7조 4100억 개비의 담배를 소비했다. 그중 4분의 3분량의 담배꽁초가 버려졌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하수구를 통해 강, 호수, 바다 등으로 흘러간다.

꽁초는 타다 남은 담뱃잎, 담배섬유, 필터 등으로 구성됐다. 필터 소재는 셀룰로스 아세테이트의 극세사 다발로 포장됐다.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는 목재, 목화씨 등 식물에서 유래한 재료로 제조되는 미세 플라스틱이다. 분해에 걸리는 시간이 14년이나 걸린다.

2006년 이후 현재까지 담배꽁초가 생태계에 미치는 생태독성 관련 연구논문은 총 36건 발표됐다. 꽁초에서 물과 섞어 나오는 침출수의 영향으로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는데, 특히 수생생물에게는 거의 치명적이라는 것이 연구자 대다수의 공통된 결론이다.

다 핀 담배꽁초의 평균 무게는 약 310㎎. 가장 민감하다는 물벼룩류를 사망시키는 독성물질 농도는 48시간 기준으로 꽁초의 침출수 0.125~0.25㎎ 정도다. 원생생물인 유공충은 48시간 기준으로 ℓ당 4개 꽁초 이상에서 나온 침출수가 껍질 생성을 떨어뜨리거나 사망하게 했다.

수생 척추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미국 세인드사비에대학교에서 아프리카 발톱개구리 올챙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올챙이 480마리 중 56마리가 죽었다. 남은 올챙이 중 4%는 기형을 나타냈다.

이처럼 담배꽁초가 지구환경 생태계에 크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청주시 서원구에서는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지난해 11월 1일부터 12월 21일까지의 시범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도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구에 따르면 20세 이상 개인 및 단체가 담배꽁초를 수거하면 100g 당 종량제 봉투(20ℓ) 최대 20장을 지급한다. 이물질들이 혼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척 고무적이고 반가운 시책이라고 본다.

담배꽁초는 청소나 수거보다는 흡연자부터 아무 데나 버리지 않고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쓰레기통이나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눈에 띄는 곳에라도 버려야 청소나 수거가 쉽지만, 맨홀 속이나 안 보이는 곳에 버리면 안 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구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구 온난화, 미세먼지, 코로나19 등 각종 환경 문제는 우리 각자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우리 모두 소중한 지구환경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으로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고, 버려진 담배꽁초는 청소하고 수거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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