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윤호 청양부군수
청양군민 41% 농업인구… 1만 2000명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 2020년 설립
작년부터 대전직거래매장서 40억 벌어
농업인 350명 月150만원 소득 보장
정책 비전 ‘대한민국 푸드플랜 1번지’
2025년까지 年매출 200억 달성 목표
청소년재단으로 교육 환경 개선 온힘
충남 최초 ‘청소년이사제’ 도입 눈길
정책 결정 과정에 청소년 의견 반영
농촌형 청소년 정책 적극 발굴 추진

▲ 김윤호 청양부군수

[충청투데이 윤양수 기자] 주민과 행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둘 사이의 관계가 좋아야 각종 사업들이 빛을 발하는 법. 청양군에는 주민과 행정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연결고리 같은 조직이 있다. 통합형 중간지원조직인 지역활성화재단과 최근 출범한 청양군청소년재단이 그 주인공이다. 두 재단은 독립된 사업이 아닌 각 거버넌스 조직의 협업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행정과 주민, 그리고 중간조직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 가고 있다. 두 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는 김윤호 청양부군수를 만나 재단의 운영방향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청양군지역활성화재단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3만여 명의 청양군 전체 인구 가운데 농업인구가 41%로 1만 2000여 명이다. 거의 절반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또 65세 어르신이 37.2%인 초고령화로 지방소멸 지자체에 해당된다. 이렇다보니 농특산물의 수요·공급 문제 해결을 위한 먹거리정책과 사라져 가는 농촌의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마을만들기 사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민선 7기 목표가 ‘군민이 주인인 참여행정’이기 때문에 이에 걸맞는 중간조직, 지역활성화재단을 출범하게 됐다."

-지역활성화재단의 운영 방식과 추진 사업은.

"재단은 2020년 7월 1일에 출범해 제가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15명의 재단 이사는 각 품목별 농업인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고, 크게 먹거리통합지원센터와 마을공동체지원센터로 나눠 운영된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에서는 농산물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기획생산체계를 마련하고, 관내 학교급식은 물론 서울·경기 등 대도시 지역에 우리 농특산물을 유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공동체 육성과 지역의 문제와 애로사항을 주민이 스스로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주민자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분야별 성과는.

"재단이 설립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전 직거래매장에서 총 40억원의 매출이 발생해 수수료를 제외한 36억원을 관내 농가에 모두 지급했다. 또 공공급식 42억원, 칠갑마루 쇼핑몰 운영 15억원, 학교급식 20억원 등 총 매출 100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먹거리종합타운 조성으로 생과 안전검사, 유통, 소비 등 먹거리 관련 시설기반을 구축했다. 대치면 탄정리 일원 2만여 제곱미터에 1단계로 농산물종합가공센터, 공공급식지원센터, 농산물안전성분석센터가 들어섰고 2단계 농산물전처리센터, 구기자산지유통센터, 산채가공센터, 친환경가공센터 등 4곳은 구축 중에 있다. 기준가격 대비 시장가격이 7일 이상 하락할 경우 일반농산물은 차액의 80%를, 친환경 농산물은 100%를 농가에 지원하는 청양 농산물 기준가격 보장제는 현재 50개 품목에 적용 중이다. 깨끗한 환경과 무제초제 등 5단계 15개 실천과제를 통과해야 받을 수 있는 청양군수 품질인증제도 운영 중이다."

-농민들의 반응은.

"푸드플랜 정책의 제일 중요한 부분이 지역과 농민이다. 행정과 민간이 함께하는 정책이야말로 좋은 정책이고, 실질적인 정책이다. 재단설립 후 1년 반 정도 지났고 실제로 많은 군민의 성원을 받고 있다. 재단을 통해 농가와 기획생산 출하약정을 체결해 매일 매일 납품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월급 받는 농민’ 이야기를 들어 봤나. 우리 지역에서 350여 명의 농업인에게 매달 150만원의 소득이 보장되고 있다. 앞으로는 1000 농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업인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재단은 유통·판매를 책임지며, 행정은 통합적 정책 지원으로 삼위일체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앞으로의 재단 운영 계획은.

"청양군의 먹거리정책 비전은 ‘대한민국 푸드플랜 1번지’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처럼 종합적인 일련의 먹거리 시스템을 갖추고 추진하는 곳은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전국 100여 개 자치단체에서 우리 재단을 벤치마킹했다. 인구 3만여 명의 작은 자치단체에서 이렇게 전국 제일의 먹거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청양농산물 기준가격 보장제 품목을 현재 50개 품목에서 전 품목으로 확대해야 하고, 농산물 안전성 검사 대상도 464종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외 직매장 2호점 건립과 푸드플랜의 꽃인 먹거리 복지 확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군이 주민에게 먹거리 지원사업으로 매년 13억원을 쓰지만 취약계층까지 전달되는 시스템이 제도화되지 못했다. 이를 위해 농업뿐만 아니라 의료와 사회복지를 포괄한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래서 올해는 의료, 사회복지 및 돌봄의 먹거리를 농업과 연계해 지역 내 취약계층 복지급식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지역 내 다양한 중간 지원조직과 사회적경제 조직과 연계하며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

-군민들과 소통을 위한 노력은.

"재단은 민관 거버넌스에 의해 운영됨을 원칙으로 한다. 거버넌스의 핵심은 행정, 재단, 주민 간의 파트너십이다. 파트너십은 첫 번째로 주체 간의 역할 분담이 명확해야 하고, 두 번째,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재단에서는 다양한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밴드,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주민 소통공간인 청양혁신플랫폼 ‘와유’를 건립했고 앞으로 이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청양군청소년재단 설립 계기는.

"우리 지역 청소년은 금년 1월 기준 3462명으로 전체 인구의 11%밖에 안 된다. 충남에서 가장 적은 수치다. 반대로 생각하면 ‘소수에게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농촌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미래 인재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청소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게 되었다."

-청소년재단에서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나.

"재단은 법인사무국, 청소년문화의 집, 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 운영된다. 법인사무국은 재단에 필요한 운영 전반에 대해 지원하고, 청소년문화의 집은 청소년들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심리적 성장을 돕는 청소년 전문 상담기관으로 학교 밖 청소년에게 직업체험과 교육, 상담 등을 지원한다."

-청소년참여기구도 참여 현황은.

"청소년재단의 주인공은 당연히 청소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청소년 관련 정책은 계획수립단계부터 시행까지 청소년 참여로 만들어진다. 우리 재단에는 청소년참여위원회와 청소년문화의집 운영위원회가 있고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21명이 참여하고 있다. 두 개의 위원회는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청소년 권익증진을 위해 설립된 법적 기구다."

-충남 최초 청소년이사제 도입 배경은.

"충남도 내에서 처음 도입한 ‘청소년이사제’는 재단 의결기구인 이사회에 청소년을 선임해 다른 이사들과 동등한 자격을 갖고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각 사업에 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제도다. 청소년 이사는 재단의 운영계획 수립을 비롯해 예산, 결산, 각종 규정 제·개정, 임원의 선임 및 해임 같은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충청소년들의 권리보장에 앞장선다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 지역활성화재단과 청소년재단 운영을 통한 기대 효과는.

"지역활성화재단과 청소년재단의 공통점은 청양군의 참여행정을 촉진 시키고, 지역의 활력소 역할로 지속 가능한 청양을 만들어 가는 데 있다. 지역활성화재단은 차별 없는 먹거리 복지 실현과 마을공동체 회복으로 누구나 살맛 나는 행복한 터전을 만들어 가고, 청소년재단은 현대사회 청소년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핵심역량 중 하나인 자기주도성을 배양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군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양군의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고, 미래 청양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데 지역활성화재단과 청소년재단이 그 중심에 있다. 앞으로, 지역활성화재단은 2025년까지 연 매출 200억원, 매월 150만원 소득을 올리는 1000여 농가 육성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며, 청소년재단은 가정,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의 틈새를 알차게 채워 나갈 수 있는 농촌형 청소년 정책을 적극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재단은 민관 참여 없이는 당초 설립 취지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군민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드린다."

청양=윤양수 기자 root585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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