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학 대전동구부구청장

어느덧 3년째로 접어드는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일상화된 마스크 착용이다.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를 위해 착용했던 마스크는 이젠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필수품이자 타인을 배려하는 필수품이 됐다. 어린아이들조차 마스크를 써야만 외출할 수 있다. 아이들이 보는 세상의 대부분이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쓴 사람들의 모습인 서글픈 현실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쌓인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산을 찾고 있다. 반복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격상과 완화로 지친 몸과 마음을 산과 숲을 통해 위로받고 있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해소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산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숨통’을 터주는 공간이 된 것이다.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캠핑, 등산 등 각종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식목일과 나무심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전보다 확연히 낮아진 듯하다. 특히 올해는 제 20대 대선과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계속되는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로 인해 나무 심는 일에 소홀해지기 쉽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 배달음식 등의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고 덩달아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플라스틱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경우 유해물질을 방출 시켜 대기와 토양을 오염시킨다.

힘들어하는 지구를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나무를 심는 일이다. 나무가 울창한 숲은 우리에게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을 제공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활력소가 되어준다. 나무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신선한 산소를 배출한다. 나무 한 그루는 연간 2.5t의 이산화탄소와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산소 1.8t을 방출한다고 한다. 가히 한 그루의 나무가 ‘청정 공기청정기’역할을 하는 셈이다.

우리가 사용한 일회용품의 양만큼은 아니더라도, 일 년에 한 그루의 나무라도 직접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심는 나무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심어 가꾼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로 이루어낸 숲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구는 대전을 대표하는 식장산, 만인산 자연휴양림, 상소동 산림욕장 등과 같은 천혜의 자연 숲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푸른 숲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선조들이 나무를 심고 잘 가꾸어 온 노력 덕분이다. 우리도 우리의 선조들이 그러했듯이 꾸준히 나무를 심고 가꾸어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의 아이들이 마스크에서 벗어나 울창한 숲을 만끽할 수 있는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한 그루 나무를 심어보자. 코로나19 팬더믹 극복을 위해 백신이 필요하듯, 푸른 숲과 나무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나무심기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공감과 실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성장하는 동구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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