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훈 충남연구원장

에어 택시, 하늘을 나는 택시, 플라잉 카 등으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은 대도시권 인구 집중과 지상 교통망 혼잡 등을 해결하기 위한 3차원 교통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도로가 아니라 하늘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법·제도 정비, 시험 비행 및 실증 등으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블레이드 러너’(1982), ‘백투더퓨쳐’(1989) 그리고 ‘제5원소’(1997)와 같은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던 비현실적 상상이었다. 모빌리티(mobility)는 어디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이동성을 말한다. 인간의 본성이다. 전화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인류는 ‘모바일’(mobile) 폰을 만들어 전화선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2차원적인 도로에 얽매이는 불편함과 교통 체증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욕구는 비행장을 가지 않고도 ‘하늘을 나는’ 그런 상상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UAM 분야는 항공 기술을 선점한 항공업계부터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자동차 업계까지 세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2040년까지 UAM의 시장 규모가 1790여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는 UAM 산업의 중요성이다. UAM은 기체에 필요한 소재, 배터리, 전자 제어칩과 운항 서비스에 필요한 빅데이터·AI까지 다양한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국가적 관심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

UAM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마음대로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니다.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심에 수직 이착륙장(vertiport)이 설치되고, 고정형 회랑(fixed corridor)이라는 항로 개념이 도입된다. 이러한 하늘길을 통해 기존의 도로를 달리는 택시처럼 도심에서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까지 날아다니는 것이다.

2035년경에는 동적 회랑망(dynamic corridor network)을 통해 완전 자동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UAM의 기체는 eVTOL이라 불리는 전기추진 수직 이착륙기(electric Vertical Take-off & Landing)가 핵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5년 상용화를 앞두고 여러 개의 날개가 달린 멀티콥터(multicopter)형 2인승 기체가 전용 회랑에서의 시험 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가 R&D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한국형 UAM 기체(OPPAV)도 성능 테스트가 한창이다. 프로펠러의 회전축이 이착륙과 전진 이동 시 조정되는 틸트(tilt) 방식의 이 한국형은 5인까지 탑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현대자동차나 한화시스템 등 여러 국내 기업에서 다양한 형태의 UAM 기체를 개발 중이다. 이제 하늘을 나는 택시를 보게 되는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우리 충남에서 주목해야 하는 분야는 도심형보다는 지방형 항공교통(Local Air Mobility)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형 항공교통(LAM)은 국토 환경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교통 물류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의 연결을 목표로 한다. 기존 교통수단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도서나 산간 지역에 대한 복지 교통 차원, 섬 지역과 해양 관광 자원을 연계한 관광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LAM의 수직 이착륙장은 도서나 산간 지역, 복합환승센터, 고속도로 휴게소 등으로 다양하다.

충남도는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으로 급속도로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 산업의 안정적 전환을 돕고, 2045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대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대대적인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핵심 사업으로 친환경 미래 자율 주행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과 UAM 기술 기반 구축 등이 포함돼 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간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이끌어 온 충남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의 업종 전환에 절박한 관심을 가져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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