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환 청주시 위생정책과장

청주 서문동에 고속버스터미널과 일반여객터미널이 떠난 지 30년이 됐다. 70~80년대 청주 최고의 도심이었고 외지로 나가는 동서남북 교통의 중심지였다. 또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완행버스를 이용하여 서울, 부산 등지로 기차를 타러 가는 곳이기도 했다. 뼈 해장국, 삼겹살(시오야끼)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담소와 정을 나누던 그때가 눈에 선하다.

청주 인근 뜰에서 나온 각종 농산물과 소채류를 늘어놓고 에누리 흥정에 새벽부터 저녁까지 늘 북적이던 곳 서문시장, 성안길은 청주의 옛날과 오늘을 연결하는 도시 역사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크고 작은 상점들이 많아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 청주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며 어떤 이는 청주의 명동이라 칭하기도 했다.

서문시장은 1956년 상행위를 시작한 시장으로 1964년 현대식 시장으로 변모하였으며 교통의 요지에 위치했기 때문에 지역 상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던 역동적인 곳이었으나, 지금은 그전 같은 활기를 찾아볼 수 없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노쇠하여 가던 이곳이 10여 년 전부터 지역 상인회의 노력으로 이 거리가 살아나고 있다. 주차장을 마련하여 주차대수를 늘리고 차량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진출입로도 무심천 쪽으로 변경했다. 바로 옆 무심천 하상주차장도 일부 구간은 무료로 이용객의 편의를 돕고 있다. 골목형 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입구에 대형 입간판을 설치해 멀리서도 볼 수 있게 됐으며 간판 통일 사업, 시장 공동LED등 설치사업을 통해 환하고 깨끗한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

1970년대 삼겹살이란 명칭을 쓰기 전부터 전국으로 퍼져나간 간장에 담갔다가 구워 파절이에 싸 먹던 청주삼겹살이 그 중심에 있다. 삼겹살데이, 삼소데이로 활성화를 주도하고 한돈거리 인증을 받는 등 청주삼겹살 활성화를 위해 자부심으로 노력을 다해오고 있다. 청주삼겹살을 ‘소통의 대표음식’이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예로부터 굿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나 돼지를 잡고 함께 화합을 다지던 음식으로 삼겹살은 세대를 아우르는 공통분모가 되었다.

오죽하면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란 말이 있을까. 유네스코 유산인 직지, 천년 청주를 지켜주고 있는 철당간 · 상당산성, 생명의 젖줄 대청호, 청남대를 한 바퀴 돌아 무심하게 흐르는 무심천을 따라오다 보면 만나는 곳이 서문동 삼겹살 거리다. 편리한 대중교통, 주차공간이 확보 된 추억 여행과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저녁시간 20대 젊은이들의 왕래가 잦아지고 삼겹살을 구워 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에게 양과 질 면에서 가성비를 높이고 메뉴를 다양화하여 MZ세대가 찾는 거리로, 시민들이 타 지역 지인에게 소개하는 음식으로 발전시켜가고 있다.

30년 전에 버스역이 떠났던 이곳 서문시장이 다시금 옛정을 느낄 수 있는 포크(pork)역으로 변했다. 한 세대가 지나 다시금 옛정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변해 기대감으로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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