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경주 벌인 3명 검찰 송치
지난달까지 관련 신고 64건 접수
교통법규 위반 빈번… 대책 시급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 A씨 등 3명은 지난 1월 30일 새벽 3시경 보령해저터널에서 레이싱 경주를 벌인 혐의로 형사입건돼 지난 1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2㎞씩 3차례에 걸쳐 경기를 했는데, 규정 속도인 70km/h보다 50km/h를 초과한 120㎞/h로 질주하며 교통 위험을 초래했다.

조사에서 A씨 등은 “바다 속으로 깊이 뚫린 도로가 신기해 재미 삼아 경주했다”고 진술했다.

 

보령해저터널에서 한 사람이 차량을 세워 놓은 채 터널을 질주하고, 다른 한 사람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이들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충남경찰청 제공
보령해저터널에서 한 사람이 차량을 세워 놓은 채 터널을 질주하고, 다른 한 사람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이들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충남경찰청 제공

경찰은 이들 외에도 지난 2월 5일 보령해저터널 내에서 차량 후진을 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심지어 차에서 내려 도로 위를 달린 운전자와 동승자 등 3명에 대해서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터널 개통 이후 엽기적인 교통 법규 위반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아직 실제 사고는 없었지만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며 충남 서해안 관광로드 핵심 길목으로 부상한 보령해저터널이 교통 법규 위반으로 얼룩지고 있다.

4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개통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접수된 보령해저터널 관련 신고건수는 총 64건이다.

유형별로 보면 교통위반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위험방지 17건, 교통불편 13건, 교통사고 8건, 음주운전 5건, 화재 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충남 보령시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은 길이만 6927m로 국내 최장, 세계에서 5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란 수식어로 개통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특히 원산안면대교와 연계해 보령 대천항과 태안 안면도의 차량 이동 시간을 90분에서 10분까지 단축하면서 충남 서해안 관광을 이끌 핵심 길목으로 부상했다.

실제 지난 1~3월 보령해저터널을 통과한 차량은 109만 6408대로, 월 평균 36만 5469대에 달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차량이 몰린 만큼 교통 법규 위반 행위도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심야시간 터널이 한적하다고 호기심에 차량을 정차하거나 차에서 내릴 경우 뒤에서 오는 다른 차량이 이를 예상하지 못하고 피할 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절대 해선 안 되는 행위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보령해저터널 교통안전 합동대책회의를 열고 휴일 단속 요원 추가 배치하고, 기존 터널 내 CCTV 93대에 더해 고해상 카메라 8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터널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보령해저터널에서 차량 3대가 경주를 하고 있다. 이들은 규정 속도를 50km/h를 초과한 120km/h로 질주하며 교통 위험을 초래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이들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충남경찰청 제공
보령해저터널에서 차량 3대가 경주를 하고 있다. 이들은 규정 속도를 50km/h를 초과한 120km/h로 질주하며 교통 위험을 초래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이들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충남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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