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충남선관위 홍보과 주무관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다. ‘의학적 사건’으로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료문제를 넘어 경제, 정치,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이 표준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공직선거’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이어, 올 해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상황에서 손소독과 비닐장갑이라는 수고를 감내하며,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향했다.

이번 대선 코로나19 확진·격리자 투표 과정에서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사무원이 임시보관함에 담아 투표함으로 옮겨지면서 많은 혼선이 있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지나친 네거티브와 포퓰리즘으로 언론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후보자들도, 선거관리위원회도 깊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선거였다. 이렇게 언론의 박한 평가가 이어졌던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이후의 모습에서는 선거의 결과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한 줄기 희망이 보였다.

이번 대선은 역대 최소 득표율차인 0.73%(24만 7천표) 차이로 승부가 났지만, 여야 후보와 정당은 물론 양 진영의 지지자들이 깨끗하게 대선결과에 승복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같지만 흔치않고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성숙한 선거·정치문화는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 포퓰리즘, 투표절차 관리 문제 등 제20대 대선에서 부족했던 부분, 질타를 받았던 부분은 깊은 반성과 성찰로 채워야 하고, 유권자들은 신중한 선택을, 후보자들은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한 번 더 보여줘야 한다.

특히 지선에서는 유권자에게 7장의 투표용지가 주어지고, 이에 대한 선택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유권자, 후보자, 선관위의 각 주체들은 저마다의 역할을 더욱 더 확실히 해야 한다.

후보자들은 네거티브, 포퓰리즘이 아닌 정책과 공약으로 경쟁해야 하고, 유권자는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 ‘투표’라는 결정에서, 주체인 ‘유권자’가 아무리 합리적이라 하더라도, 객체인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결핍되어 있거나 왜곡돼 있다면 너무도 당연하게 제대로 된 선택은 이뤄 질 수 없다. 그러므로 유권자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하기 위해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당선자의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둬야 한다. 유권자는 선거를 통해 결정된 자신의 대변인이 본인의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고 여겨질 때에는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후보자의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그 후보자에게 한 표를 행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위임한 권리를 감시할 책임을 느끼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야만 유권자 자신의 결정이 비로소 ‘올바른 정치’라는 선순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선순환의 생태계가 교란되지 않도록 선관위가 파수꾼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 제8회 지선이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1일에는 ‘유권자’, ‘후보자’, ‘선관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온전한 역할로 ‘화합’해 ‘아름다운 선거’라는 결과를 꽃 피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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