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제면기에 약지 끼는 사고로
손가락 거의 절단되는 중상 입어
수술 전 코로나 양성 판정 ‘겹재앙’
수소문 끝… 천안 나은필병원 수락
음압캐리어 이용 이송… 수술 성공

▲ A씨가 나은필병원에서 손가락 봉합 수술을 받는 모습. 나은필병원 제공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손가락을 잘리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병원을 가지 못했던 70대 할머니가 민간병원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손가락을 지켜냈다.

15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아산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는 지난 2일 자신의 가게에서 제면기에 왼손 약지가 끼는 사고를 당해 손가락이 거의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A씨는 사고 즉시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봉합 수술은 받을 수 없었다.

해당 병원에 수지 절단 봉합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천안지역에서 수술 가능한 전문병원을 찾아냈지만, 수술 전 코로나19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A씨의 가족과 아산보건소를 거쳐 소식을 전해들은 도는 곧바로 전국 20여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병상 배정을 요청했지만, 좀처럼 수술을 해주겠다는 병원을 찾지 못했다. 도는 마지막 희망으로 박보연 충남의사회장에게 이 사실을 전하며 도움을 구했다.

박 회장은 수소문 끝에 천안으로부터 A씨에 대한 수술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아산보건소는 김 원장 등 의료진에게 긴급하게 방호복을 전달했고, 천안 동남소방서는 음압캐리어를 이용해 A씨를 나은필병원으로 이송했다.

김 원장은 특히 A씨가 음압캐리어 안에 있는 상태에서 부상당한 손만 꺼내 수술을 집도하는 기지를 발휘, 감염 위험을 최소화 했다.

A씨의 손가락 봉합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천안의료원에서 코로나 치료를 받은 뒤, 지난 10일 다시 나은필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김 원장은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환자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했다"라며 "도와 아산시보건소, 도의사회, 의료진 등이 한마음으로 대응해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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